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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尹특명' 이복현, 동남아行…금융사 새 먹거리 찾는다

■인도네시아 등 5월쯤 방문 계획

尹 "국내 벗어나 해외 진출" 주문

M&A 등 공격적 투자 독려 전망

현지당국 인허가 협조 요청할 듯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마헨드라 시레가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장과 기념품을 주고받고 있다. 사진 제공=금감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권 전반의 내수 위주 수익 구조를 질타한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월께 직접 해외시장을 개척하러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한다. 국내에서 수수료·이자 장사 중심으로 돈을 버는 증권사들에 새 수익의 물꼬를 터주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금융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에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해외 사업을 정부의 의지만 보고 무작정 확대하기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5월을 전후해 인도네시아와 인근 동남아 국가들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방문지로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베트남·태국·캄보디아·라오스 등이 거론된다. 이 원장이 해외 출장을 가게 되면 이는 지난해 9월 스위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최고위급(GHOS) 회의 참석 이후 두 번째다.

이 원장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아 전방위적 교류를 논의하기에 앞서 금융투자 협력의 기반부터 다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동남아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들과 두루 만나 현지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국내 증권사들을 적극 연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지에 진출한 법인들의 활동 반경부터 넓히고 추후 증권·은행·보험을 막론한 다른 기업들의 추가 상륙까지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동남아 현지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처럼 인수합병(M&A) 등의 공격 투자를 하라고 독려할 분위기”라며 “해외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하나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이 이처럼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 지원에 속도를 내는 것은 윤 대통령의 의지와 맞닿아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금융회사들의 과점적 지위를 지적하고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고 주문한 바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억 7000만 명이 넘는 인구 대국인 데다 글로벌 투자 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는 나라인 만큼 한국 증권사들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연대 구상’ 추진을 위한 핵심 협력 국가로도 분류된다. 현재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 증권사들의 현지 수익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6개 증권사가 총 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올 1월 17일 ‘금융회사 및 핀테크사 인도네시아 진출 지원 설명회’, 2월 3일 ‘간디 술리스티얀토 주한 인도네시아대사 초청 간담회’, 2월 20일 ‘한·인니 금융 협력 공동 비즈니스 포럼’을 잇따라 개최하며 양국 교류의 초석을 놓은 상태다. 지난달 20일 포럼에서는 마헨드라 시레가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청장까지 참석해 국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 해외사업 담당 임원 70여 명에게 현지 금융산업 발전과 감독제도 현황을 소개했다. 이 원장도 당시 마헨드라 청장과 별도의 면담을 갖고 상반기 안에 감독 역량·협력 강화를 위한 상호 파견 근무 협약을 체결하기로 약속했다. 이 원장이 출장 기간에 관련 협약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일부 업체들은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 개발도상국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불안하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 부족한 현지 인재, 부실한 자본시장 기반, 당국 규제 등 현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KB금융지주의 경우 2018년 국민은행을 통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뒤 80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고도 아직 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국내 14개 증권사 CEO들도 이달 2일 이 원장과의 간담회에서 “해외 경쟁력을 갖추려면 정부의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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