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세계 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디지털화와 융복합화를 위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소비자 정보권 보장, 인공지능(AI)·빅데이터 활용이 필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원희목(사진) 서울대 특임교수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제1차 포럼 기조강연에서 “헬스케어 영역이 모바일을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개인 유전정보 분석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대하고 있다”며 “산업 환경은 4차 산업 혁명으로 판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시장 전망을 제시하며 K제약바이오헬스케어의 ‘퀀텀 점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터 앤 설리번 따르면 올해 2933조 원인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7년 3770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삼성이 그랬듯이 ‘뛰어 넘는’ 혁신적인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헬스케어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데 한국은 ICT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 때문에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원 교수는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해법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제시했다. 그는 “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사들여 공동 개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답”이라며 “‘협력하거나 아니면 죽거나’ 이것 하나만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강건욱 서울대 의대 교수는 예방 중심의 미래 의학이 가능하려면 소비자가 의료 정보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나는 혈당이 많이 높은데 병원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내 의료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본인의 의료 정보를 열람하기도 힘든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마이헬스웨이’ 사업이 활성화되면 의료 소비자가 자신의 의료 정보를 활용할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두병 한국연구재단 신약단장은 바이오 대전환의 시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바이오 연구개발(R&D) 한계 극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접목으로 ‘고비용·고위험·장기간’이라는 바이오 R&D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며 “바이오 기술과 에너지 소재, 뇌과학과 기계공학 등 바이오 융합 연구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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