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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값 더 떨어질 거라는 한은…이유가

2020년 이후 집값 큰 폭 올라 소득 괴리

고금리·집값 하락 기대 등으로 추가 하락

호황기 누적된 갭투자가 리스크 될 수도

초기 사업장 중단 불가피·미분양도 우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 이남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집값이 2020년 이후 큰 폭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중반부터 조정 국면에 진입했지만 아직도 소득이나 사용가치 등과 괴리돼 높은 수준이라는 한국은행 진단이 나왔다. 한은은 높은 금리 수준이나 주택경기 순환주기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부동산 부문 관련 리스크 평가’를 통해 “앞으로 부동산 경기의 둔화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부문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먼저 집값이 2020년 이후 소득 등 경제 여건과 괴리된 상태로 큰 폭 상승하면서 조정 압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반 이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조정 국면에 진입했으나 여전히 소득이나 사용가치에 비하면 집값이 비싸다는 평가다. 집값이 급격히 오른 것은 그동안 저금리 기조에서 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하고 수요 대비 공급이 제한됐던 영향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높아진 금리 수준, 주택가격 하락 기대, 주택경기 순환주기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집값 기대심리의 높은 지속성을 고려할 때 향후 하락 기대 심리가 상당기간 이어지면서 주택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매매·전세가격 동반 하락도 집값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은 가격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이자 부담에 따른 전세 수요 위축으로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할 뿐만 아니라 전세가율의 하향 추세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한은은 호황기에 누적된 갭투자 주택 물량을 주목하고 있다. 임대인들이 갭투자 물량을 매도할 경우 집값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매매 가격이 기존 임대차 계약의 임대 보증금보다 낮아지면 임차인들의 리스크도 확대될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선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가 늘어난 만큼 금융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분양시장 경기가 둔화되면서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건설자 재무 여건과 부동산 금융 리스크가 높은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은은 사업 초기 사업장 중 일부는 사업 지연이나 중단이 불가피하고 완공전 사업장도 미분양 재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소 건설업체의 고정이하여신 비율과 종합건설자 주가에 내재된 예상부도확률이 상승해 건설업체의 재무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 경계감 확산과 이에 따른 금융불안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한계부문을 조기 식별하고 정리를 유도해 거래 상대방 위험을 낮추는 것이 긴요하다”며 “특히 부동산 PF 금융은 구조조정이 지연될수록 관련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그동안 부동산 투자는 ‘대마불사’로 여겨져 반드시 성공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며 “하지만 고령화 등을 따져봤을 때 앞으로도 불패 신화가 계속될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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