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352820)가 연내 해외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기로 하면서 카카오(035720)가 26일까지 진행하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카카오의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약 1조 원의 투자 실탄을 확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해외 M&A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SM엔터 지분의 매각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하이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방시혁 이사회 의장이 해외 레이블사 인수를 포함해 다양한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공개해 M&A 작업은 계획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면서 “보유하고 있는 SM엔터 지분을 공개매수로 매각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방 의장은 15일 관훈포럼에서 “라틴음악 시장의 톱티어 레이블과 미국에서 가장 핫한 프로듀서를 보유한 레이블 1~2곳을 지켜보고 있다”며 “연내 생각 이상으로 많은 기업 인수와 투자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M&A 확대 의지를 피력했다.
IB 업계는 방 의장이 강한 톤으로 해외 사업 역량 확대를 외친 만큼 하이브가 SM엔터 인수를 위해 비축한 자금을 해외 M&A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이수만 SM엔터 전 총괄프로듀서로부터 사들인 주식을 포함해 현재 SM엔터 지분 15.78%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해 SM엔터 지분을 모두 팔면 1000억 원대 수익을 보면서 5636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카카오 측 공개매수가 최대 35% 지분만 매입하고 수요가 많으면 안분비례로 인수하기 때문에 하이브는 SM엔터 지분을 7~8%만 팔면서 2500억 원가량의 자금만 확보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도 하이브가 SM엔터 공개매수에 실패한 후 남은 자금(약 6800억 원)을 더하면 약 1조 원의 투자 실탄을 비축하게 된다.
하이브가 카카오 및 SM엔터와 협력을 모색하기로 한 만큼 내부에서도 7~8%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추후 매각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이브의 추가 M&A 대상 기업으로는 방 의장이 제시한 해외 음악 기획사를 포함해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하이브는 2020년 10월 코스피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방면에서 기업들을 사들였다.
가장 대표적 사례는 2021년 총 1조 1860억 원을 투입해 인수한 미국의 대형 기획사 이타카홀딩스다. 지난달 하이브는 미국 힙합 레이블 큐씨미디어홀딩스도 3140억 원에 인수, 다양한 음악 장르로 사업을 넓혀나가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음악 콘텐츠를 결합한 혁신 기술 투자에도 방 의장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에 5000억 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소프트뱅크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Z에 2235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하이브는 올 1월 수퍼톤(AI 음성솔루션)에 450억 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이너버즈(딥러닝), 플린트(게임), 마코빌(콘텐츠), 람다256(블록체인) 등 다수의 벤처기업에도 지분 투자를 이어왔다. IB 업계의 관계자는 “하이브는 팬덤 플랫폼 사업을 위해 혁신 기술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면서 “SM엔터 인수전에서 발을 빼며 상당한 자금이 있는 만큼 글로벌 IB들이 다양한 딜을 갖고 하이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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