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최대 가전·TV 시장으로 꼽히는 독일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비중이 3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부가 제품인 OLED TV의 판매량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이 시장을 장악한 국내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6일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를 주관하는 독일가전통신협회(GFU)는 지난해 독일의 TV 매출액이 34억 유로(약 4조 7500억 원)로 전년 대비 13.9% 감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소비 부진 속에 전체 TV 시장은 역성장했지만 OLED TV는 1년 새 5%(매출액 기준) 증가했다.
TV 시장의 부진 속에서도 홀로 매출 신장을 기록하면서 독일에서 OLED TV가 전체 TV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5%까지 높아졌다. GFU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경기 침체 지속 등으로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내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OLED TV가 전체 판매의 30%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31.5%의 OLED TV 매출 비중은 대표적인 프리미엄 TV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 TV 시장(25%)을 넘어선다.
독일 내 OLED TV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10억 1000만 유로(약 1조 4100억 원)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0억 유로를 돌파하기도 했다. GFU는 “대화면·고화질을 원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충족하면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을 비롯, 유럽 시장의 OLED TV 판매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TV 시장 내 OLED TV의 매출 비중은 약 20%에 달했다. 2019년(10.8%) 대비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은 지난해 651만 대에서 올해 741만 대로 약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TV 시장은 여전히 액정표시장치(LCD) TV의 비중이 높지만 국내 업체들은 OLED TV 등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LCD TV는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넘어서기 어려운 데다 가격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탁월한 색 표현과 화질 등 장점을 앞세운 OLED TV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OLED TV 시장의 매출 기준 점유율 증가는 국내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독보적 선두인 LG전자(066570)를 비롯해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업체의 글로벌 OLED TV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시장조사 업체인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은 LG전자가 60%, 삼성전자는 10%를 각각 기록했다.
OLED TV 시장에서 굳건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LG전자는 ‘2023년형 LG 올레드 에보’ 등 프리미엄 신제품을 앞세워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LG 올레드’ 시리즈는 독일 최고 권위의 품질 테스트 기관인 슈티프퉁 바렌테스트가 선정한 TV 제품 테스트에서 상위 10위를 모두 휩쓸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0년 만에 국내에 OLED TV를 출시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수익성 높은 시장에 집중하면서 경쟁력 우위를 지켜나가고 있다”며 “소비 심리의 위축 속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