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의 특허 컨설팅 사업인 ‘특허 기반 연구개발’(IP-R&D)이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첨단기술 특허를 선점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특허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5년 동안 IP-R&D 사업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1조379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허청이 같은 기간 IP-R&D에 투입한 지원금인 1120억 원의 12.3배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낸 것이다. 분야별로는 최근 5년 동안 매출 효과 5255억 원, 수출 2221억 원, 비용절감 938억 원, 특허 창출로 인한 투자유치 5046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IP-R&D는 특허청이 특허 등 IP 정보를 분석해 기업이나 기관이 R&D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도록 전략을 수립해주는 사업이다. 연구개발 초기부터 전세계 특허를 분석해 선도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특허는 피하고, 특허가 없는 영역은 발굴해 특허를 선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허청은 2009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해 특허정보 활용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인력·자금도 취약한 중소기업들을 주로 지원해왔다. 도입 이후 현재까지 14년 동안 IP-R&D를 통해 도움을 받은 중소·중견기업은 3700여개에 달하고, 850여개의 대학·공공연구원 과제에도 맞춤형 특허전략을 제공했다.
IP-R&D를 지원받은 중소·중견기업의 R&D의 품질도 뛰어났다. 실제 IP-R&D를 지원받은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중소기업 R&D 과제에 비해 우수특허(특허분석평가시스템의 9등급 평가결과 중 상위 3등급 이상 특허) 비율이 1.4배 높았다. 또 미국·유럽·일본 등 해외 주요국에 출원한 특허비율도 2.5배에 달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특허이전율(1.2배), 계약당 기술료(3.7배) 등 활용 성과도 우수했다.
실제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한 에스피지(058610)는 2020년 IP-R&D 지원을 통해 급성장했다. 이 회사는 특허청으로부터 일본 선도기업의 특허 데이터를 추출·분석해 기술적 과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특허 회피를 위한 대응전략을 지원받았다. 개발기간은 1년 단축했고, 개발비용 2억5000만 원을 절감했다. 또 고정밀 감속기 관련 특허 5건도 확보했다. 일본 기업이 85%의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에스피지가 2021년 특허를 기반으로 양산에 성공, 매출액이 2019년 3152억 원에서 2022년 4420억 원(잠정)으로 무려 40.2%나 성장했다.
특허청은 IP-R&D 사업이 중소·중견기업의 특허전략 도우미로 자리잡았다고 보고 올해 고도화를 통해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예산 395억 원을 투입해 650여개의 과제를 지원하고, 산업재산권 진단기관 육성 등 IP-R&D 확산 생태계 조성도 추진한다. 목성호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첨단기술 확보 및 핵심특허 선점에는 IP-R&D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검증됐다”며 “정부 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국가전략기술·탄소중립 등 국가중점분야 연구개발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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