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쿠팡페이 등 ‘○○페이’ 운영사들의 결제 수수료율이 처음으로 공시됐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의 수수료율이 가장 높았고, 일부 회사들은 선불결제에 대해선 영세업자에게도 2.5%가 넘는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었다.
31일 금융감독원은 결제 규모가 큰 페이 및 유통?플랫폼 회사의 간편결제 수수료를 결제 및 기타 수수료율로 구분하고 그중 결제 수수료율을 공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시 대상이 된 전자금융업자는 네이버파이낸셜, 쿠팡페이, 카카오페이, 지마켓, 11번가, 배달의민족, NHN페이코, SSG닷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총 간편결제 상위 9개사다.
공시대상 업체의 선불전자지급수단(선불충전금) 수수료율은 평균 2~2.23% 수준이었다. 연매출이 30억 원 이상인 일반사업자를 기준으로 선불결제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3%를 받는 배달의민족이었다. 쿠팡페이?SSG닷컴(2.5%), 지마켓(2.49%), NHN페이코(2.23%), 네이버파이낸셜(2.17%), 11번가(2%), 카카오페이(1.66%), 토스(1.55%) 등 순이었다.
쿠팡페이, 지마켓, 11번가, 배달의민족, SSG닷컴의 경우엔 선불결제 수수료율을 매출 규모에 관계없이 일괄 적용하기도 했다. 연매출 3억 원 이하의 영세업자든 30억 원 이상의 일반사업자든 선불결제 시엔 똑같은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선 가맹점 연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낮춰 받도록 하고 있지만, 신규 결제 수단인 선불충전금의 경우엔 아직 관련법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같은 금액을 결제하더라도 결제 수단에 따라서 수수료율이 최대 1.55%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경우도 발생했다. 예를 들어 SSG닷컴 가맹점주 중 연매출이 3억 원도 안 되는 영세업자는 카드결제가 발생하면 결제 금액의 0.95%를 결제 수수료로 내면 된다. 하지만 SSG닷컴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SSG페이를 사용하면 결제 수수료율은 2.5%로 2.5배 이상 뛴다.
법적 공백으로 인해 차등 부과 의무가 없는 선불결제 수수료에 대해 유통 및 배달 플랫폼 사업자들은 영세업자에게도 2~3%에 달하는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었던 셈이다. 영세업자에게 3%의 선불결제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는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카드결제 수수료와 동일하게 정부 정책이 수립된다면 그 변화에 적극 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카드결제 수수료율은 배달의민족이 1.52~3%로 가장 높았고, 네이버파이낸셜(0.84~2.18%)과 카카오페이(1.21~1.4%)가 가장 낮았다.
금감원은 “그간 온라인 간편결제 수수료는 관련 정보 및 협상력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소상공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해왔다”며 “결제 수단(카드·선불충전금)별, 업체별 비교를 통해 자율 경쟁이 촉진됨에 따라 시장의 가격결정 기능에 기반한 합리적 수수료가 책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공시가 예고되자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 3사는 선불결제 수수료율을 2021년 기준 2.02%에서 1.73% 수준으로 0.29%포인트 낮춘 바 있다. 카드결제 수수료율은 1.95%에서 이번 공시 기준 1.46% 수준으로 0.49%포인트나 대폭 인하했다.
금감원은 “여러 간편결제 사업자가 공개한 결제수수료율 정보를 통해 수수료와 관련된 정보 및 협상력의 비대칭성이 완화돼 수수료 부담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가맹점의 결제 수수료 부담이 완화되면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리워드도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의 편익 제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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