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3월 펀드 출자자(LP)들에 보낸 연례 서한에서 이 같이 밝히고 “인내에는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1년부터 누린 투자의 황금창은 2022년 상반기까지 열려 있었지만, 하반기부터는 열리고 닫히는 ‘셔터(shutter) 시장’으로 변해 투자 회수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면서 “계획한 상장이나 매각이 보류 혹은 폐기됐지만 그 상황에서도 29억달러(3조 7990억원)를 회수했다”고 자부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추진했으나 불발됐고 보유중인 롯데카드 매각은 무기한 연기됐다. 또 투자 기업인 골프존카운티가 코스피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인수를 완료한 메디트에 대해 "초기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다시 투자 기회가 돌아왔고, (초콜릿 제조사)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투자 결정까지 2년 가까이 협상했다”며 투자 과정이 갈수록 험난하고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경영권 인수의 리스크를 줄이려 연관성 있는 두 기업을 잇따라 인수했다고 덧붙였다. MBK는 실제 이커머스 플랫폼인 커넥트웨이브(119860)(구 코리아센터)와 다나와, 구강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048260)를 국내에서 사들였고, 일본에서는 초콜릿 제조사인 고디바와 피에르 마르콜로니, 노인요양시설인 츠쿠이 홀딩스와 유니매트를 연속해 사들였다.
김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며 “의료 기술 발전에 해당하는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는 최적의 투자 대상”이라고 소개하며 한·일 헬스케이 시장에 투자를 지속해 나갈 뜻을 시사했다. 그는 “아직 투자하지 않은 자금(드라이파우더)으로 40억 달러(5조 2400억 원)를 보유하고 있다” 면서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은 서구처럼 비약적이지는 않아도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며 MBK는 변화의 주체이자 열매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회장은 불안한 세계시장이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억눌린 소비 수요에서 반등 기미를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1~2월 제조업 활동지수는 최근 10년간 최대치로 이는 지속적인 회복의 시작일 수도 있고 일시적일 수도 있다” 면서 “중장기적으로 중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 이라고 밝혀 중국 투자를 확대할 뜻도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