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싱가포르 시장에서 17억 달러(약 2조 2377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1일 7년 만기에 1.75% 금리로 EB를 납입·발행하겠다며 4일 이같이 공시했다. 앞서 전날 15억 달러 규모로 발행하겠다는 계획보다 2억 달러 늘어난 금액이다. EB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은 원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다.
EB는 기업들이 보유 중인 자회사 또는 다른 회사 주식을 특정 가격에 교환해 주기로 하고 발행하는 회사채를 말한다. SK하이닉스 EB투자자들은 5월 22일부터 2030년 4월 1일까지 EB를 SK하이닉스 보통주와 교환할 수 있다. 교환가액은 이날 상장주식 종가의 127.5%인 11만 1180원 이상이다. 만약 해당 금액 기준으로 전액 교환이 이뤄질 경우 약 2013만 주 규모로, 총 발행 주식의 2.8%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납입일로부터 4년이 되는 날(2027년 4월 11일)부터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배권 변동(Change of Control)이 발생하거나 주식이 상장폐지·거래중지 될 경우에도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납입 후 약 5년 후부터 만기일 30 영업일 전까지 30 연속 거래일 중 20거래일의 종가가 교환가격의 130% 이상인 경우 채권을 조기 상환할 수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연초부터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려왔다. SK하이닉스가 3월 말까지 발행한 회사채는 총 1조 3900억 원이다. 단일 발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SK그룹 재무 건전성 관련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는 2022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 64.1%, 순차입금 의존도 17.7% 등 우수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및 설비투자(Capex) 확대로 차입금 규모가 큰 폭 증가했다” 며 “올 해 투자 규모를 2022년 19.4조 원 대비 절반 이하로 감축해 채무 증가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이나, 업황 하락이 장기화 될 경우 손실 누적과 차입금 증가로 재무안정성 저하 폭이 예상 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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