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가 인터파크를 등에 업고 숙박 예약을 넘어 해외 여행 및 항공, 공연 예약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여가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또 호스피탈리티(호텔 등에서의 접객) 테크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중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형 인수·합병 (M&A) 추진 계획도 수립했다. 경쟁력 있는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기업들을 확보해 야놀자만의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5일 서울시 강남구 야놀자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최찬석 야놀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해외 여행, 항공, 공연 등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코로나가 한창일 때 인터파크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으로 인수했다"며 "투자 관점의 수익뿐 아니라 숙박 예약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야놀자와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최찬석 CIO는 2021년 1월 야놀자에 합류한 이후 소프트뱅크 투자 유치를 필두로 인터파크 등 다양한 M&A를 진두지휘해 왔다.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증권사 베스트 애널리스트, 글로벌 게임사 투자 총괄을 두루 거친 최 CIO는 자회사인 야놀자클라우드의 CFO(최고재무책임자)를 겸직하면서 인수 기업들의 사후 관리까지 담당하고 있다.
최 CIO는 "2021년 여름 인터파크 M&A를 검토할 때는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매우 적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코로나가 끝난 현재 인터파크는 항공·공연 부문만 월간 순방문자 수가 1300만 명에 달하는 엄청난 트래픽을 내는 플랫폼으로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2021년 말 인터파크 지분 70%를 약 2,94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후 인터파크 내 비주력 자산인 음원, 렌터카, 쇼핑 분야 매각도 일사천리로 진행해 211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했다. 지금은 야놀자와 직접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인터파크의 여행·공연 사업과 판교 신사옥만 남겨둔 상태다. 부동산 시장에서 인터파크 판교 신사옥의 가치를 3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어 인터파크 인수 후 1년 만에 투자 원금의 2배 이상 수익을 달성한 셈이다.
최 CIO는 "인터파크 인수를 검토했을 때부터 렌터카나 음원, 쇼핑 등 야놀자와 직접적인 시너지가 없는 분야는 매각을, 여행 사업 분야는 우리 여행 플랫폼인 ‘트리플’과 합병을 통한 밸류업(가치 증대)을 계획했다"며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인터파크 내 항공 및 엔터 분야 사업 강화에 재투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 CIO는 앞으로 야놀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야놀자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유망 기업 투자와 M&A로 설정하고 있어서다.
단순히 몸집을 키우는 M&A보다는 야놀자가 가진 '온라인 여행 플랫폼 (OTA) 및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적 역량과 솔루션간 연동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숙박 및 여행 시장에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기술력,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고 있는 만큼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시장을 통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최 CIO는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시장은 완전한 기회의 영역"이라며 “조만간 대형 글로벌 M&A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놀자는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총 2조 원(신주 기준 총 1.1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해당 자금 대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야놀자는 미국과 유럽 등 큰 시장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기업들에 주목한다. 소프트뱅크 투자 유치 전에는 이지테크노시스(인도), 산하정보통신(한국) 등 중소형 규모 M&A에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대형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야놀자클라우드의 정체성을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시장의 압도적인 1위 기업’으로 재정립하겠다는 포부다.
최 CIO는 “파편화되고 기술의 진화가 더딘 해당 시장에서 기술력은 물론 자본력도 가진 야놀자가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시장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야놀자클라우드는 자체적인 성장에 더해 적극적인 M&A를 통한 숙박관리시스템(PMS)을 중심으로 호스피탈리티 전 분야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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