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경고가 무색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에코프로(086520)가 종가 기준 50만 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썼다. 외국인과 기관까지 매수를 이어가면서다. 코스닥은 2차전지뿐 아니라 주요 바이오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10개월 만에 870 선을 돌파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는 전날보다 8.42% 오른 51만 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13조 3267억 원으로 코스피 시총 21위 LG(13조 2605억 원)를 넘어섰다. 이날 에코프로비엠(247540)은 4.68% 오른 23만 5000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 역시 1.64% 상승한 7만 45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을 거느리고 있는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다. 올 들어 주가가 400% 급등했다.
에코프로의 주가가 과도하는 분석은 계속 나오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순자산가치(NAV) 대비 현 주가는 현저한 고평가 영역”이라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그는 “지주사는 사업자회사의 보유 지분 가치 대비 30~50%의 할인을 받는 것이 적정 수준”이라며 “에코프로도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분할 후 70% 할인받아 평가됐지만 3월 이후로는 20%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엄을 받는 근거는 불분명하다는 평가다. 에코프로의 비상장 자회사인 에코머티리얼즈·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제품 대부분은 이미 상장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제조 원료에 들어간다. 비상장 계열사 매출의 대부분이 내부 매출이다. 장 연구원은 “A가 음식 준비를 도와준 자녀 B에게 준 용돈을 그 집안의 새로운 가치로 평가하는 셈”이라며 “비상장 자회사에 대한 가치 부여는 시기상조다”라고 짚었다.
다만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NAV를 반영해 목표 주가는 상향 조정했다. 장 연구원은 “2개월간 자회사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가 급등에 따라 목표 주가를 기존 16만 원에서 38만 원으로 상향한다”며 “목표 주가 대비 지나치게 높은 현 주가를 감안해도 투자 의견은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단기 과열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늘면서 공매도 잔액도 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공매도 잔액은 2221억 원으로 지난달 2일(663억 원)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7777억 원) 역시 1.6배 급증했다.
한편 코스닥은 전날 대비 15.18포인트(1.77%) 오른 872.36에 마감했다. 코스닥이 870 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6월 9일 이후 10개월 만이다. 2차전지뿐 아니라 HLB(3.16%), 알테오젠(6.09%), 카나리아바이오(2.02%), 에이비엘바이오(4.63%) 등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수급 개선과 2차전지 및 제약 바이오가 강세를 보였고 삼성그룹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장비 및 소재 등 관련 밸류체인이 상승세였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