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 씨가 구속됐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는 납치·살인을 직접 실행하고 시신을 유기한 황대한(36)·연지호(30)를 비롯해 범행을 계획하고 지시한 이경우(36), 범행을 모의하는 과정에 가담한 20대 이모 씨 등 5명으로 확대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유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씨는 주범 이경우에게 착수금 명목의 돈을 주며 피해자 A(48)씨 납치·살해를 의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유씨 부부가 2021년 이경우에게 두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건넸고, 범행 직후에도 접촉한 정황을 확보,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백화점에서 유씨를 체포했다. 이경우는 범행 직후부터 체포되기 전까지 두 차례 유씨를 만나 6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부부가 2021년 이경우에게 건넨 4000만원이 납치·살인 착수금, 이경우가 범행 직후 추가로 요구한 6000만원은 성공보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유씨 부부와 피해자 A씨는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해 각종 민형사 소송으로 얽힌 관계인 것도 밝혀졌다. A씨는 2021년 2월 유씨의 부인 황씨가 코인 시세를 조종했다고 의심하고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서울의 한 호텔에 투숙 중이던 황씨를 찾아가 약 1억90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앗았다.
A씨와 함께 황씨를 협박한 이경우는 검찰에 송치됐지만, A씨는 혐의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불송치됐다. 이후 이경우는 유씨 부부와 화해한 반면, A씨는 유씨 부부와 소송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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