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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남 납치’ 신고자 "납치범이 신경쓰지 말고 가라고 했다"

112 최초 신고 내용 보니…

황대한·연지호 납치 2인조

당시 신고자에게 발각되자

"신경쓰지 말고 가라" 말해

‘강남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황대한(왼쪽부터), 연지호. 사진 제공=서울경찰청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이 납치·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당시 피해자를 강제로 차에 태운 공범 2인조는 행인들에게 납치 현장을 들키자 “신경 쓰지 말고 가라”고 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경찰에 최초로 알린 신고자는 납치범들의 말에 따라 순순히 몸을 피한 뒤, 이들이 차를 타고 떠나자 112에 즉각 상황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서울경제가 확보한 ‘112 신고 내역’에 따르면 사건 신고자는 지난달 29일 밤 11시 49분쯤 경찰에 전화해 상황을 알렸다. 그는 “남성 두 명 중 한 명이 여성을 때렸고, 한 명은 차에 있었다”며 “(납치범 두 명이) 여성을 잡아간 것 같다. 여성이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를 납치한 인물은 황대한(35) 씨와 연지호(29) 씨다.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께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40대 여성이 납치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납치 현장이 담긴 CCTV 화면. 김남명 기자


당시 신고자는 “상황을 목격한 후 놀라서 소리를 지르자, (납치범이 여성을) 끌고 도망갔다”고도 전했다. 납치 현장을 들킨 황 씨와 연 씨는 “신경쓰지 말고 가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자는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고, 납치범들의 차량이 현장을 떠난 것을 확인한 후 즉각 112 버튼을 눌러 목격한 내용을 전부 전달했다.

그는 “가는 척 하니까 (납치범 2인조가) 차량을 타고 간 것 같다”며 “차량 번호 등은 아예 못 봤다. 검정색 같고, K7 같은 세단 차량”이라고 이야기했다.



신고자가 112에 사건을 접수한 시간은 오후 11시 49분. 사건이 발생한 지 약 3분 만이다.

3월 29일 오후 11시 49분쯤 강남 납치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112 신고 내역. 김남명 기자


경찰은 신고 내용을 토대로 현장에 출동해 즉각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인근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31일 오전 10시 45분과 오후 1시 15분 피의자 황 씨와 연 씨를 성남시 수정구에서 각각 검거했다. 이어 이들에게서 공범이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같은 날 오후 5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주범 이경우(35) 씨를 체포했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공범은 모두 7명이다. 경찰은 피해자와 P코인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재력가 부부 유 모 씨와 황 모 씨가 이번 사건을 사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 씨에게 범행 자금 7000만 원을 제공했고, 이 씨는 연 씨와 황 씨를 통해 피해자를 납치·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범행을 돕다 이탈한 20대 남성 A씨와 이 씨의 아내도 함께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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