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르게 추락하던 D램 현물거래 가격이 1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본격적인 추세 전환이라고 해석하기는 이르지만 업계 1위 삼성전자(005930)가 감산을 공식화한 후 이뤄진 변화 조짐이라는 점에서 ‘반도체 바닥론’이 힘을 얻게 됐다.
12일 시장 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일 기준 DDR4 16Gb(기가비트)의 현물 가격은 3.235달러로 전날(10일)의 3.21달러보다 0.025달러(0.78%) 상승했다. DDR4 16Gb의 현물 가격이 전날 대비 오른 것은 지난해 3월 7일(7.873달러)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현물 가격은 기업 간 계약에 따른 ‘고정 거래 가격’과 달리 소비자가 직접 거래할 때 적용되는 가격이다. 통상 3개월 안팎의 시차를 두고 고정 가격과 비슷한 흐름을 보여 대표적인 시장 선행지표로 꼽힌다.
DDR4 16Gb 제품의 현물 가격은 올해 1월 2일 4.161달러로 시작해 2월 1일 3.9달러, 3월 1일 3.570달러 등 계속 떨어졌다. 고정 가격은 3월 말 기준 3.7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두고 메모리 시장의 반등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1년 넘게 하락을 거듭해온 시장에서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7일 기존 전략을 바꿔 DDR4를 중심으로 감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직후 나타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아직 여러 변수가 남아 있지만 D램 가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 이후 수요처들이 물량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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