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지역에서 모아타운 주요 사업지들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랑구 일대 사업지들은 관리지역 고시 절차를 준비하고 있으며 시범 사업지 중 한 곳인 강북구 번동은 1~8구역 모두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올 초 서울시가 ‘모아타운 2.0’을 발표하며 모아주택 기준을 충족하면 통합심의를 통해 층수 제한을 폐지하고 관리지역 승인 시점을 앞당기는 등 규제 완화에 나서며 저층 주거지 정비사업에 활력이 도는 모양새다.
12일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모아타운 시범 사업지인 서울 강북구 번동7·8구역의 시공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주한 번동1~6구역을 포함해 총 8개 사업장에서 시공사로 선정된 것이다. 현재까지 확보한 사업장 면적만 약 5만 9000㎡, 총 1684가구에 달한다.
코오롱글로벌은 9~11구역 등 3개 사업장의 시공권까지 추가로 확보해 ‘하늘채’ 브랜드 타운을 완성할 방침이다. 번동 일대 8만 2000㎡의 부지에 2261가구의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번동9·10구역은 최근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 80%를 넘겨 조합설립 인가를 마쳤다. 번동 1~5구역은 내년 7월 동시에 착공할 예정이며 나머지 6~11구역은 추후 시공사 선정을 모두 마무리한 뒤 착공 일정을 정하게 된다.
중랑구 일대에서도 모아타운 사업이 활발하다. 정비 업계에 따르면 중랑구 모아타운 사업지들은 최근 구청과 함께 서울시에 ‘관리지역 승인’ 요청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관리 계획이 수립된 뒤에야 관리지역 승인이 가능해 조합설립 등 사업 속도가 더뎌왔으나 올해 초 서울시에서 ‘모아타운 2.0’을 발표하며 관리 계획 수립 전에 ‘관리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준 아직까지 해당 제도를 통해 ‘관리지역’으로 선지정된 사업지는 없어 업계는 중랑구 일대 사업지가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랑구에서는 DL건설이 면목역2·4·6구역을 수주한 상태이며 시공사는 면목역1·7구역을 추가 수주해 ‘e편한세상’ 브랜드 타운을 지을 계획이다.
시에서 추진 중인 ‘모아타운’은 블록 단위의 ‘모아주택(가로주택정비사업)’을 한 그룹으로 묶어 정비하는 사업이다. 기존 가로주택사업의 경우 둘러싸고 있는 도로(가로)를 그대로 유지하며 그 안에서 주택을 새로 짓는 방식을 취해 주차장 등 기반시설 마련에 한계가 있었는데 단위 지역을 넓혀 노후 주택 정비와 기반시설 설치를 한번에 해결한다는 취지다. 3월 말 기준 강남 지역은 총 30개 사업지(192만 6209㎡)에서 모아타운 사업이 진행 중이며 노후 저층 주거지가 많은 강북 지역의 경우 총 35개(235만 7738㎡) 사업지가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노후 지역을 중심으로 모아타운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모아타운은 사업성이 낮거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요구하는 노후도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택할 수 있는 차선책”이라며 “사업장별 지하 공간을 통합해 지하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노후 저층 주거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도 모아타운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 초 모아타운 일반지역에 있던 15층 규제가 폐지된 데 따라 입체적인 디자인 개발을 위해 ‘모아주택 디자인 개선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한편 재건축·재개발 등에서 ‘중복 과세’를 막기 위해 시행 중인 취득세 감면 특례를 소규모 정비사업까지 확대해달라고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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