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연초 이후 회복세를 보이자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권 거래액도 직전 분기 대비 24조 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외화증권 결제 금액은 974억 6000만 달러(약 129조 7582억 원)로 직전 분기의 795억 6000만 달러(약 105조 8784억 원) 대비 22.5% 증가했다. 결제 규모가 석 달 만에 179억 달러(23조 7908억 원)나 불어난 것이다. 결제액은 해당 분기 동안 발생한 외화증권 매수·매도 금액을 합산한 총거래액을 뜻한다.
종류별로는 해외 주식 결제 금액이 728억 8000만 달러(약 96조 7700억 원)로 지난해 4분기보다 15.2% 늘었고 해외 채권은 245억 8000만 달러(약 32조 6373억원)로 50.9%나 폭증했다. 글로벌 금리 수준이 정점에 이르러 향후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채권 투자심리가 힘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별로는 상위 5개 시장(미국·유로·홍콩·중국·일본)이 전체의 99.5%를 차지했다. 이들 중 미국의 점유율이 74.7%를 차지해 거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해외 주식으로만 한정했을 경우 미국 점유율은 95.1%까지 치솟았다. 해외 주식 결제 상위 1등은 테슬라(83억 8000만 달러)가 3년 연속 차지했다. 이어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상장지수펀드(ETF)(57억 4000만 달러)’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56억 9000만 달러)’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QQQ ETF(53억 3000만 달러)’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52억 50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해외 증권 보관 금액은 911억 3000만 달러(약 121조 662억 원)로 직전 분기의 766억 9000만 달러(약 101조 8749억 원)보다 18.8% 증가했다. 보관 금액은 분기 말 기준으로 계좌에 실제 남아 있는 잔액을 뜻한다고 예탁원은 설명했다. 결제 금액과 보관 금액이 직전 분기 대비 증가한 것은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종류별로는 해외 주식 보관액이 668억 9000만 달러(약 88조 9299억 원)로 직전 분기 대비 20.8%, 해외 채권은 242억 4000만 달러(약 32조 1907억 원)로 13.7% 각각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상위 5개 시장(미국·유로·홍콩·중국·일본)의 보관 금액이 전체의 97%를 차지했으며 그중 미국의 보관 금액이 65.7%로 가장 많았다. 해외 주식으로만 한정하면 미국의 점유율은 86.3%에 달했다.
해외 주식 보유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미국이 차지했다. 1위는 결제 금액과 마찬가지로 테슬라(118억 달러)가 가져갔고 애플(50억 4000만 달러)과 엔비디아(31억 6000만 달러),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24억 30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2억 9000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