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7년 10월부터 'KODEX 철강 ETF'를 보유 중인 에디터입니다. 포스코홀딩스, 고려아연(010130),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001230), 풍산(103140) 등이 담긴 이 ETF의 지난 6년간 수익률은 -6.26%(4월 18일 기준). 주당 1만500원 정도에 산 이후로 대체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020년 3월 중순 무려 4200원대까지 떨어지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무려 60%나 떨어진 거죠. 그러나 ETF의 강점이 뭡니까. 그 산업 전체가 망하지 않는 이상은 대체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행히 저의 철강 ETF도 2021년 5월 거의 1만2000원까지 반등했는데, 아쉽게도 그 때 털어버리질 못했습니다. 투자금이 크지가 않다보니 게을렀거든요. 그리고 다시 내리막길을 걷는 듯했던 철강주는 2023년 4월 현재 재차 강세입니다.
제 TMI를 이렇게 공개하는 이유는 제가 철강주의 향방에 관심이 많으며 그만큼 이번 레터는 더욱 진정성이 넘쳐날 것이라고 예고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철강주는 앞으로 더 오를 수 있을까요? 찬찬히 짚어보겠습니다.
중국 : 나만 믿어봐
최근 철강주가 강세인 이유는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 때문입니다. 중국은 경제 대국답게 전세계 철강 수요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이 수요는 대부분 건설 분야, 즉 집과 건물과 인프라를 짓는 데 필요한 철강 자재들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은 경기를 부양하려고 12조2000억 위안, 약 2326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주택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도 큽니다. 중국 70대 도시의 주택 가격은 최근 3개월 연속 올랐고, -60~-80%대까지 내려갔던 신규 중장기 가계 대출 증가율이 3월에는 -20%대로 많이 나아지면서 바닥을 쳤단 얘기가 나옵니다.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 더 많은 건설업자들이 집을 지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철강 수요도 늘겠죠.
중국도 물론 철강 제품을 생산합니다. 전세계 생산량 20억톤 가운데 절반인 10억톤이나요. 우리나라나 다른 주요국 제품보다 저렴한 만큼 품질이 낮단 평가이긴 합니다.
그런데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1년, 2022년에 이어 올해에도 철강 생산량을 감축한다는 방침입니다. 철강 제품 과잉 공급을 막고 탄소 중립 목표도 맞추기 위해서인데, 전세계 철강기업들로서는 호재입니다.
생산량 감축이 계속되면서 현재 중국의 철강 재고는 2020년, 2021년 대비 낮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주택 경기 회복과 리오프닝 효과까지, 철강 가격이 오를 환경은 충분히 마련된 셈입니다.
철강업종 읽는 팁
그러나 이 상황이 계속 유지될까요? 세상 만사가 그렇듯 예상 외의 변수는 언제나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2021년 상반기에는 이른바 '철강업종 슈퍼사이클'이 나타났는데(에디터가 철강 ETF를 털어버리지 못했던 바로 그 때입니다) 원인은 경기 호황, 수요 폭발이 아니라 호주와 중국의 무역 분쟁이었습니다. 이 때 분쟁으로 호주가 철광석 가격을 마구 올리면서 철강사들도 제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그런데 철강사들은 원료인 철광석을 미리미리 사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저렴한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서 비싸게 판 셈이 됐고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무역분쟁 같은 국제외교 이슈가 아니더라도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 할 요인들이 참 많습니다. 이렇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철광석 가격 : 철광석 가격은 경기 전망에 영향을 받습니다. 경기 전망이 밝으면 가격이 오르고, 은행 리스크가 터져서 경기가 위태하겠다 싶으면 떨어지는 식이죠. 철강 회사들 입장에선 위에서 언급한 2021년 상반기처럼 싸게 사들인 철광석으로 비싼 철강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게 베스트긴 합니다.
관련기사
(TMI : 철강 제품의 원료인 철광석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호주(2021년 기준 34.6%). 그리고 철광석의 최대 수입국가는 중국입니다.)
▶철강주는 경기 회복의 선행 지표 : 경기 회복에 살짝 앞서 주가가 오르는 경향. 반대로 경기 침체에 앞서 주가가 떨어짐. 그러니까 경기 침체 여부를 잘 살펴봐야되고 그러려면 역시 금리와 물가와 각종 경제 지표를 잘 따라잡아야겠죠? 지표 하나만 보면 투자 성공한다, 이런 말은 전부 거짓말입니다.
▶금리의 영향 : 금리가 오르면 철강 유통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금리가 떨어지면 철강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 인하=경기 부양=철강 수요 회복이라는 논리입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강해질수록, 실제 금리 인하 폭이 클수록(아마도 내년 이후) 철강 가격도 오름폭이 커질 겁니다.
▶중국의 철강 생산량 감축 : 지난해 중국 철강 생산량은 10억1800만톤으로 2020년보다 1.7% 줄었습니다. 올해 얼마나 줄일지 관심이 쏠리는 부분인데 지금 해외 언론에서 도는 숫자는 2.5%입니다. 값싼 중국산 철강제품이 줄면 국내 철강사들도 가격 협상력이 더 생기고, 그만큼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하나증권은 중국의 주택 경기에 대해 이런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중국 철강산업이 강세를 보였던 2016년처럼 중국 정부가 과감한 정책(ex.전국적인 부동산 구매제한 해제)을 내놓은 것은 아니고 가계 대출도 여전히 부진. 그렇기 때문에 철강업의 회복 강도는 2016년 대비 덜할 것." 조심해서 나쁠 건 없을 겁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다 따지다 보면 도대체 언제 사고 팔아서 수익을 내냐고요? 팀 코주부는 단기 투자는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 기간을 늘리고 판단의 근거를 풍부하게 마련해 두면 그게 구독자님의 무기가 될 겁니다. 꼭 이번 사이클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잘 붙잡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코주부 뉴스레터 구독하기
이 기사는 서울경제의 재테크 뉴스레터 ‘코주부’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코인, 주식, 부동산까지 요즘 가장 핫한 재테크 소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코주부 레터. 아래 링크에서 구독신청하시면 이메일로 매주 월, 목요일 아침 8시에 보내드립니다.(무료!)
구독 링크와 아카이브 →https://url.kr/kojubu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