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만 48개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급등으로 인해 시장경보 조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의 절반가량이 레버리지(차입) 투자인 만큼 하락장이 올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총 48종목이 53차례에 걸쳐 시장경보 제도상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만 24건이 발생해 전달(15건)보다 60% 늘었다. 1월(5건), 2월(9건), 지난해 4월(9건)과 비교해 3~5배 급증했다. 시장경보 제도는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거나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위험 가능성을 알리는 제도다.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된다.
가장 높은 등급인 투자위험 종목 지정은 올해 4건(3종목)으로 모두 최근 한 달새 발생했다. 자이글(234920)(3월 30일), 알에프세미(096610)(4월12일·21일), 이브이첨단소재(131400)(4월14일)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최근 2차전지와 핵심 소재 리튬 관련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3월부터 이달 21일까지 자이글은 383.5%, 알에프세미는 627.3%, 이브이첨단소재는 453.0% 올랐다.
문제는 개인 코스닥 순매수액의 절반 가량이 빚을 내 투자한 금액이라는 점이다. 연초부터 이달 21일까지 기관, 외국인, 기타법인 모두 코스닥시장에서 주식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만 홀로 6조 1278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일 기준 10조 3936억원으로 올해 총 2조 7008억 원 늘었다. 이는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의 44%에 달하는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조정받아 신용융자가 청산되는 상황이 오면 코스닥 시장의 수급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0년과 2021년 개인투자자의 코스닥시장 순매수액은 각각 16조 3000억원, 10조 9000억 원이었으나 신용융자 증가액은 순매수대금의 27%, 12.8%에 불과했다”며 “갑자기 신용융자가 청산되는 상황이 오면 후폭풍이 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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