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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분기 17조 최대투자…'미국 보조금 협상'도 참여

영업이익 6400억 95%나 추락

R&D 등 투자로 위기돌파 승부

"美 보조금 협상, 리스크 줄일것"

삼성전자 서초 사옥. 연합뉴스






반도체 한파 속에서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최악의 실적을 냈다. 다만 삼성은 이 같은 부진에도 이 기간 17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위기 상황에 대한 정면 승부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논란이 됐던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협상에도 공식 참여해 불확실성 리스크를 줄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7일 확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 63조 7500억 원, 영업이익 640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8.1%, 영업이익은 95.5%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의 부진이 뼈 아팠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1분기 4조 5800억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삼성 DS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가동률까지 낮아진 탓이다.



다만 스마트폰(DX) 사업이 3조 9400억 원 흑자를 보여 DS 부문의 적자를 만회했다. 디스플레이(7800억 원)와 TV·가전(1900억 원), 전장인 하만(1300억 원) 등도 모두 흑자를 내 전사 적자는 가까스로 막을 수 있었다. 영업 부문별 실적과 별도로 달러화로 결제하는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7000억 원의 부정적 환 영향이 있었다고 삼성전자는 이날 밝혔다.

실적 부진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것은 삼성전자의 정면 승부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은 1분기 시설 투자에 10조 7000억 원, 연구개발(R&D) 투자에 6조 5800억 원 등 총 17조 2800억 원을 투자비로 썼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금액으로 1분기에 벌어들인 돈의 27배를 투자한 셈이다.

삼성은 또한 미국의 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 반도체 생산원가 등 대외비를 제출해야 하는 반도체지원법 관련 협상에도 공식 참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질서가 새롭게 짜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당당히 협상하는 것이 시장과 주주의 리스크를 줄이는 최선의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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