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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라덕연 "김익래 회장에 손배 청구…우린 대량매도 안해"

■SG發 폭락 사태 핵심 H투자자문 대표 전화 인터뷰

"피해자들에 지불 각서 쓰는 중…배상금 받아낼 것"

"당국 조사 안받아…민사소송에 진정서도 제출 계획"

"김익래, 폭락 책임 확신…김영민 회장 거래도 의심"

"선광 공매도 자금 출처 조사해야…우린 매도 안해"

다우키움측 "라대표 몰라…반대매매 정보 알수 없어"

라덕연 대표 KBS 인터뷰 영상 갈무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한 작전 세력을 이끈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가 조만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라 대표는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과 선광(003100)에 대해서도 손해 배상을 요구할지 검토하고 있다. 라 대표는 특히 4월 24일 다우데이타(032190)·서울가스(017390)·대성홀딩스(016710)·선광·다올투자증권(030210)·삼천리(004690)·세방(004360)·하림지주(003380) 등 8개 종목에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져 하한가 랠리가 시작됐지만 당시 자신의 투자자문사에서 매각한 주식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다우키움그룹측은 라 대표 등이 제기하는 주가 폭락 사태 배후론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라 대표가 위법 행위들의 책임을 전가하려 주가 조작과 무관한 김 회장을 끌어들인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금융당국의 SG발 주가 조작 혐의 수사 과정에서 주가 폭락 사태를 야기한 책임 등을 둘러싼 논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라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투자 피해자들에게 ‘김익래 회장에게 배상을 받게 되면 배상금을 제외하고도 부족한 금액을 어떻게든 죽을 때까지 갚겠다’는 지불 각서를 써주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라 대표는 “김익래 회장이 (폭락 사태를 유발) 했다고 100% 확신하고 있다” 면서 “일단 손해배상 청구 민사 (소송)를 하나 넣고, (검찰·금융당국에) 진정서도 넣고 밤을 새면서라도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라 대표는 다우데이타 지분 대량 매도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정황 이외에는 김익래 회장을 폭락 사태의 배후로 확신하는 이유에 대해 구체적 증거나 논리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그는 이어 “아직 검찰이나 금융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라 대표를 통해 폭락 종목에 돈을 댄 투자자로는 이중명 전 아난티 회장과 연예인 임창정·박혜경 씨와 함께 다수의 의사 등 전문직 자산가들이 거론된다.

라 대표는 김익래 회장 뿐아니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과 선광도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선광은 공매도가 1년 동안 없던 종목인데 (폭락 사태) 전주에 공매도 물량이 대량으로 나왔다” 면서 “선광 등은 일단 자체적으로 거래량 등 데이터를 뽑으면서 조사하고 있다. (법적 대응은) 김익래 회장이 먼저이고 확인이 되면 (나머지에 대해서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 대표는 다우데이타나 서울가스의 총수가 상속·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폭락 사태를 주도한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광은 공매도한 만큼 이익을 본 것 같다” 면서 “총수들 입장에서는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속세가 줄어든 것이어서 이건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주주들이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을 누르고 반대매매를 일으킨 것이 포인트”라며 “공매도한 계좌의 자금 출처를 조사해서 증거금 없이 한 건지, 현금으로 한 건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8개 종목의 주가 폭락 사태에 자신과 투자자문사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라 대표는 “나는 다 물렸다. 현금 300억 원이 있던 계좌가 150억 원 손실이 됐다” 며 “화재가 났는데 지금 불타고 있는 사람과 밖에서 화재 보험을 받아 먹은 사람 중 누가 방화범이겠느냐”고 억울해 했다.



김익래(왼쪽) 다우키움그룹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서울경제DB


앞서 그는 방송사들과의 인터뷰에서도 김익래 회장을 주가 폭락의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라 대표는 투자일임업 미등록 상태에서 불법 영업을 한 것이나 투자자 동의 없이 신용 거래를 진행한 데 대해선 잘못으로 인정했지만 유독 주가 급락에 대한 책임은 수긍하지 않고 있다.

김익래 회장은 4월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주당 4만 3245원에 시간외 매매로 처분해 총 605억 4300만 원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는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이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도 ‘대량 매도 사태를 예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영민 회장도 4월 17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보유한 서울가스 주식 10만 주를 팔았다. 매도 단가는 주당 45만 6950원으로 김영민 회장도 총 456억 9500만 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김영민 회장의 서울가스 지분율은 11.54%에서 9.54%로 낮아졌다. 선광의 경우도 평소 10주 미만이던 공매도 물량이 폭락 전주인 4월 19일 4만 주 이상 쏟아져 나와 감독 당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키움증권(039490)의 황현순 사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금융감독원이 소집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전후로 기자들과 만나 “공교롭게도 그때 (김익래 회장이) 매각을 했던 것 뿐”이라며 라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황 사장은 “(김익래 회장이) 그전부터 팔려고 했다” 면서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는 실시간으로 나오기 때문에 거래 정보를 알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라 대표는 저희도, 회장님도 알지 못한다” 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고 그냥 엮는 것이다. 0.0001%의 가능성도 없고 직(職)을 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금융감독원은 합동 수사팀을 꾸리고 주가가 폭락한 8개 기업의 최대주주가 사전에 주가 조작 여부 등을 인지했는지와 공매도 세력 연루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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