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김모(52)씨는 지난 주말 카셰어링 업체를 통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빌려 지인들과 경기 이천시 골프장을 다녀왔다. 쏘카(403550) ‘부름’ 서비스를 이용해 집으로 ‘싼타페’를 탁송시키고 라운딩 후 반납했다. 대여료(8만 원), 보험료(2만 원), 주행요금(4만 원), 고속도로 통행료(8000원) 등 14만 원가량의 비용을 지출했다. 김씨는 “카셰어링으로 SUV를 빌리면 각자 장거리 운전을 할 필요도 없고 가격 부담도 적은데다 오가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소지자 연령이 갈수록 높아지며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장년층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창립 12주년을 맞은 쏘카를 비롯해 플랫폼과 함께 이용자들이 함께 나이가 들거나 중장년층의 모바일 플랫폼 접근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모빌리티 업계는 중장년층을 위한 차량 라인업을 확대하고 가족 여행객을 위한 상품을 강화하는 등 4050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령대별 운전면허 소지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50대가 760만 명(22.4%)으로 처음으로 40대(754만 명·22.4%)를 넘어섰다. 연령대별로는 50대와 40대에 이어 30대(617만 명·18.2%), 60대(558만 명·16.5%), 20대(482만 명·14.2%), 70대 이상(215만 명·6.3%) 순이었다.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자 연령에서도 고령화 현상이 드러난다. 쏘카의 가입자 평균 연령은 만 나이 기준으로 2016년 27.3세에서 2020년 30.4세, 2021년 31.2세, 지난해 32.3세, 올해 32.9세로 매년 한 살가량씩 증가하고 있다. 쏘카 회원 수는 870만 여명으로 국내 운전면허 소지자 4명 중 1명 꼴이다.
쏘카 관계자는 “기존에는 주 이용층이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이었으나 중장년층 이용자가 늘며 평균 이용자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립 초기에는 모바일에 익숙하고 차량이 없는 젊은층 위주로 마케팅을 했지만 지금은 모바일을 통한 카셰어링 서비스가 전 연령대에게 익숙해지면서 30대는 물론 4050세대도 많이 이용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중년층과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쏘카는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8인승)을 도입하는 등 다인승 차량을 확대하고 있다. 출·퇴근을 위해 공유차량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출시한 '퇴출근패스'의 경우 평균 이용 연령이 35.4세로, 현재 회원 평균 나이인 32.9세보다 2.5세 높다. 지난 1월에는 KTX 승차권 예매와 도착역 쏘카존 카셰어링 예약을 연계한 ‘쏘카-KTX 묶음 상품’도 출시했다
쏘카 관계자는 “전체 이용 건수 중 준대형 세단과 중형 SUV, RV, 전기자동차는 2030 대비 40대 이상 고객 이용 건수가 2배 이상 높았다”며 “큰 차일수록 대여료·보험료·주행요금 등이 비싸 40대 이상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헥토의 전기차 판매와 비대면 시승 예약 플랫폼 ‘티오르’의 연령별 이용률도 40대 28%와 50대 38% 등 4050의 비중이 66%에 이를 정도로 높다. 올 1월에는 4인승 전기 화물밴 ‘뉴 이티4밴’을 라인업에 추가하는 등 구매력 높은 4050을 공략하고 있다.
렌터카 가격 비교 플랫폼 ‘카모아’의 4050 이용자 비율도 2019년 27%에서 지난해 37%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050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카모아는 미국·유럽 등 해외 렌터카 예약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며 소비 여력이 큰 40대 이상 연령층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윤현식 카모아 국내사업팀장은 “역피라미드 인구 구조 심화로 운전 면허가 있는 기존 상위 인구 연령 계속 높아지고 새로 면허를 취득하는 젊은 세대 인구는 감소 중"이라며 "사업 지속성을 위해 다양한 연령층 고객 공략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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