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몽은 30만 프리랜서와 200만 명이 넘는 사용자가 참여하는 프리랜서 플랫폼이다. 디자인, 정보기술(IT)·프로그래밍, 영상·사진·편집, 마케팅, 번역 등 10여 개 영역 600여 개 카테고리에서 총 33만 개 분야에 대해 프리랜서 인력 공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크몽에 몸 담은 프리랜서는 20만 명이 넘는다. 최근에는 KB그룹을 비롯해 카카오(035720)·현대차(005380)·SK텔레콤(017670)·포스코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도 크몽의 프리랜서들에게 아웃소싱을 맡기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한 곳에 모아 고객이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휴먼 클라우드’ 기업으로 진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급성장 비결은 서비스의 제품화(Saap)
박현호(사진) 크몽 대표는 3일 서울경제와 만나 프리랜서 인력 공급 부동의 1위 플랫폼으로 성장한 비결로 ‘서비스의 제품화(Saap) 전략’을 꼽았다. 무형의 서비스(혹은 전문성)를 표준화해 거래 가능한 제품으로 만드는 역발상이 주요했다는 것이다. 크몽은 초창기부터 고객이 가격, 작업일, 수정횟수 등을 투명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작업물을 받은 뒤 전문가 평가 및 리뷰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이다. 박 대표는 “과거 프리랜서 시장은 지인을 통해 거래되는 게 일반적이었고, 무엇보다 프리랜서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자세한 설명과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확인하는 게 어려웠다”면서 “크몽은 서비스를 상품화해 이런 단점을 극복했다. 고객이 번거롭게 프리랜서에게 일일이 전화해 확인하는 불편을 없애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벤처투자업계에서도 크몽이 프리랜서 인력 제공업의 본질을 커머스에 맞춘 것에 높은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박 대표는 “비슷한 시기에 유사 서비스를 출시한 경쟁 업체들은 매칭 플랫폼에 가깝다. 단순히 전문가들을 찾고, 연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경쟁사들고 달리 거래와 계약에 집중한 크몽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서비스 카테고리도 차이가 있다는 게 박 대표 설명이다. 그는 “다른 플랫폼은 주변의 숨은 세탁, 청소 전문가 소개 등과 같은 생활 밀접형이지만 크몽은 개발, 디자인, 영상편집, 마케팅 등 비즈니스 관련 거래가 전체 거래액의 약 8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이 결과 크몽은 지난해 28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크몽 엔터프라이즈로 새로운 시장 개척
최근에는 복잡한 프로젝트가 필요한 기업 고객을 위한 ‘크몽 엔터프라이즈’를 선보였다. 기업의 요청이 들어오면 크몽 소속 전담 매니저가 전문가 탐색부터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크몽이 검증한 상위 5% 전문가들을 고객사에 6일 내에 제공하는 것이 원칙. 박 대표는 “의뢰부터 추천까지 2일, 미팅과 계얄 체결까지 4일이면 충분하다”며 “기존 크몽 서비스가 소규모의 단건 결제 형태였지만, 기업 대상 서비스는 중대형 규모의 다건 결제가 일반적이서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크몽 엔터프라이즈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해 대비 계약 건수가 2배로 늘었을 정도다. 최근에는 KB그룹과 '디지털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업 부서에서 필요한 전문가 스펙과 요건을 확정해 요청하면 크몽 엔터프라이즈가 빠르게 찾아내 공급하는 구조다. 현재까지 약 20개 프로젝트에 30명 이상 규모의 전문가가 투입됐다. 박 대표는 “구글은 이미 전체 조직의 40% 정도를 프리랜서로 활용하며 유연성을 높였다”면서 “국내 기업들도 계약직 채용은 부담스럽고, 빠르게 프로덕트를 만들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프리랜싱을 갈수록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기업의 소싱 분야는 갈수록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채용 면접 등 기업문화 컨설팅도 프리랜서 전문가들이 점차 담당하는 추세다.
◇궁극적 지향점은 휴먼 클라우드
크몽의 비전은 휴먼 클라우드다.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기업들이 인력이 필요할 때 그때 그때 활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박 대표는 “기업들이 아마존웹서비스를 이용하고 지불하는 것이 일상이 됐듯이 HR 부문도 핵심 부서를 제외한 부서는 그때 그때 니즈에 따라 ‘사용’하는 시대로 변화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개인과 기업이 1대1의 관계를 맺었지만, 앞으로는 N대N의 관계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프리랜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국내 정규직 시장 규모가 800조인데, 이중 5%만 프리랜서로 전환돼도 40조 규모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박 대표는 "올해도 지난해 매출 대비 50% 이상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랜싱 시장이 성장하는 속도에 맞춰 앞으로 매년 50~60% 정도의 성장은 꾸준히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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