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 반 동안 은행의 신규 신용대출 금리가 4.1%포인트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은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금리 인상기엔 급격히 올리면서 인하기엔 많이 낮추지 않는다며 금리산정체계의 일관성 및 합리성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4일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진행한 제7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은행권의 금리산정체계 정비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 아래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민간전문가, 금융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급격한 시장금리 변동이 차주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점이 주요하게 논의됐다. 특히 신용대출의 약 85% 이상은 대출 기준금리로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시장금리를 활용하고 있어 1년 반 동안 4%포인트 넘게 급증하는 등 변동폭이 컸다. 금융위는 “이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 개발·취급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들은 올해부터 반기마다 시행하는 자체 금리산정 점검 시 대출금리 조정 및 변동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주요 항목으로 관리·점검키로 했다. 필요 시 금융위와 금감원은 은행연합회와 공동으로 은행별 점검 결과를 비교·분석한단 계획이다. 금리 인상·인하기에 은행의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공시를 세분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다만 은행권은 “금리산정체계 점검 등이 가격 규제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점검 과정에서 은행권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며 “은행별로 경영환경, 조달금리 등도 다양한 만큼 금리산정체계 점검·정비 과정에서 은행권 의견을 청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련해 김 부위원장은 “금리 산정에 있어서 은행의 자율성이 존중돼야 하나, 여타 기업과 달리 은행의 공공적 측면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며 “현재 대출 상품들이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 리스크에 많이 노출돼 있는 만큼, 진폭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금융 당국의 가산금리 및 우대금리 산정체계 점검을 꼼꼼히 추진하고, 개선할 점이 있다면 신속히 관련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은행권의 상생금융 현황 및 활성화 방안도 논의됐다. 금융위는 “은행의 상생금융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성이 중요하므로 활성화뿐 아니라 내실화도 필요하다”며 상생금융 관련 안내 강화, 모범사례 공유·확산 추진, 우수사례 선정 시 인센티브 제공 등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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