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사전에 시세 조작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면 공범으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42) 대표를 주축으로 한 주가조작 의심 세력은 지난달 24일 일제히 하한가를 맞은 8개 종목(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016710)·삼천리(004690)·서울가스(017390)·선광(003100)·세방(004360)·하림지주(003380))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H사에 돈을 맡겼던 투자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투자자 개인 명의의 휴대폰을 받아 통정매매를 하며 주가를 상승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통정매매는 서로 가격을 짜고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H사의 투자자는 약 1000명으로 가수 임창정·박혜경씨 등 연예인과 이중명 전 아난티(025980)그룹 회장 등 유명 인사들이 포함됐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라씨의 말을 믿고 투자한 모든 이들을 피해자로 볼 수 만은 없다고 말한다. 시세조종 행위를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제176조는 ‘자기가 매도·매수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 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등을 매수·매도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도하는 행위(통정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를 위탁하거나 수탁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거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H사가 어떻게 투자를 하고 있는지 알고 투자금을 맡겼다면 투자자들도 공범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투자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가수 임창정씨나 대기업 오너, 의사 등 라덕연의 투자업체에 돈을 맡긴 고객들이 피해자로 분류될 지, 주가조작을 함께 한 공범이 될지는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주가조작이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진 이례적 사건이어서 구체적인 행위와 가담 정도 등에 따라 사법 처리 여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씨의 말을 믿고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투자의 ‘자기 책임’ 원칙을 저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대개 면책 고지(disclaimer)가 붙어 있다.
대부분 “당사 리서치센터가 신뢰할 만한 자료로부터 얻은 정보로 작성된 자료지만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고객의 투자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모든 투자는 전적으로 당사자의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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