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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째 美 돌며 신사업 점검…"바이오, 제2 반도체로"

[이재용, 바이오 파트너십 강화]

뉴저지주 등 일대 바이오기업 방문

글로벌 빅파마 CEO들과 연쇄 회동

신약개발 도전 플레이어 도약 목표

차세대 핵심사업 육성 의지 표출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이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르 아페얀 플래그십 CEO(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바이오 업계 거물들과 잇달아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바이오 사업을 미래 삼성을 책임질 ‘제2의 반도체’로 낙점해 초격차를 나타낼 수 있는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그는 현지 삼성 직원들과 만나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으며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만이 승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거듭 강조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국 동부 일대를 방문해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J&J) 최고경영자(CEO) △조반니 카포리오 BMS CEO △누바르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바커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 각각 회동했다. 이 회장은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과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참했으며 대통령 일정이 마무리된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이후 뉴저지주와 매사추세츠주 일대 바이오 기업들을 방문했다.

사진 설명


이번에 만난 기업들은 모두 삼성의 주요 고객이거나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등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곳들이다. 창립 1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바이오 제약사 J&J는 삼성의 주요 고객사이며 BMS는 2013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처음으로 의약품 생산 발주를 넣은 인연이 있다.

아페얀 CEO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이자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의 대부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가 직접 키워낸 바이오벤처 기업만 80곳이 넘는다. 코로나19 위기 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의약품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함께 기여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삼성에 모두 매각했지만 삼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유럽 현지에 유통·판매하면서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출장에는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도 동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미 국무부에서 열린 국무장관 주최 국빈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이 바이오 산업을 이른바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것은 2010년이다. 당시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이었던 이 회장이 바이오 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이어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각각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착수했다. 이후 주요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업 아래 과감한 투자, 압도적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목표는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등 수성,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1위 도전, 바이오 산업에서는 신약 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라며 “바이오 분야에서도 반도체 못지않은 대규모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제4 공장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향후 제2 바이오 캠퍼스를 새로 조성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제약 시장은 2021년 기준 1조 4200억 달러 규모로 반도체 시장(5252억 달러)에 비해 2.7배나 크다. 하지만 바이오 산업은 생산 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은 물론 장기 협업 체계 구축을 위한 업계 내 신뢰·평판 구축이 필수적이다. 천문학적 투자 비용에도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아 진입 장벽이 높은 대표적 분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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