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이후 시장 감시를 한층 강화한다. 시세조종 포착 기간을 확대하는 한편 매매패턴까지로 시세조종 혐의 집단 분류 기준을 확대해 보다 촘촘한 감시망을 짠다는 계획이다.
11일 한국거래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시장감시 개선 계획에 따르면 거래소는 △시세조종 포착기간을 100일 이내에서 반기·연 단위로 확대 △시세조종 혐의집단 분류기준을 기존 유사지역에서 매매패턴으로 확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정보의 집적 및 활용을 추진한다.
현재 시세조종포착기간은 통상 단기간(100일 이내)에 발생한 시세 조종행위를 감시한다. 100일간 주가가 90% 이상 상승시 적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CFD 사태는 통정거래 등으로 의심되는 특이 거래를 1년 이상 이어오며 시세를 조종해 문제가 됐다. 거래소는 시세 조종 포착 감시 기간을 반기나 연단위 등 시계열로 확대해 분석한다. 장기간 이상 거래가 발생해도 적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
또 지금까지는 유사지역에서 발생하는 동일거래는 동일집단으로 분류해 시세조종 혐의 집단 여부를 판단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일한 거래를 한 경우에는 혐의점을 잡지 못했다. 이를 지역적 유사성과 별개로 매매패턴이 유사한 계좌는 동일 집단으로 분류한다.
이밖에 거래소는 CFD 관련 거래의 계좌 정보를 집적하지 않고 최종 투자자 분류, 이름 생년월일만 집적해 CFD 활용 시세 조종 인지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보를 집적해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양정숙 의원은 “거래소 이상거래 적발기준에 구멍이 뚫린만큼 문제점을 확실히 밝혀내고, 강력하고 상세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상거래 적발기준 변경을 포함한 다양한 개선사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단기에 맞춰진 이상거래 적출 모델을 장기간으로 정비하는 등 분석 대상 기간을 확대하고, 분석 방법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추후 수사당국의 조사·수사 결과에 따라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예방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항이 있는 경우 금융당국과 협의하여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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