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키움증권(039490)에 이어 하나증권·교보증권(030610)에도 불건전 차액결제거래(CFD) 검사에 돌입했다. 최근 대형 주가 조작 사건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가운데 금융 당국의 시세조종 적발 건수는 매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8일부터 하나증권에 대한 CFD 검사에 착수했다. 신탁과 랩어카운트 운용 실태를 통해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을 정해놓고 채권을 매매하는 통정거래 관행을 살펴보면서 CFD 문제까지 함께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교보증권을 향해서도 10일부터 CFD 매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가장 먼저 시작한 키움증권 조사 기간도 기존 3~19일에서 더 연장했다.
금감원이 이번 CFD 검사에서 주시하는 부분은 증권사들이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규정을 충실히 지켰는지 여부다. 고객 주문 정보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 등도 검사 대상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과 관련해서는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와 김익래 다움키움그룹 회장의 대량매매 간 연관성도 살피기로 했다. 김 회장이 키움증권 등기이사를 맡았던 만큼 임직원의 CFD 거래 관련 연루 여부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금감원 측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별도로 국내외 증권사 18곳이 보유한 CFD 계좌 약 3400개에 관한 전수 조사까지 펼치고 있다. 금감원이 10일 양정숙 무소속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은 총 2조 7697억 원이다. CFD 거래 잔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6180억 원을 기록한 교보증권이다. 그 뒤를 키움증권(5576억 원), 삼성증권(016360)(3503억 원), 메리츠증권(3446억 원), 하나증권(3400억 원) 순으로 이었다.
한편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주가조작 조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의 올해 시세조종 처리 건수는 고발 1건, 수사기관 통보 1건 등 단 2건에 그쳤다. 시세조종 처리 건수는 2020년 15건(고발 9건·수사기관 통보 6건), 2021년 12건(고발 8건·수사기관 통보 4건), 2022년 8건(고발 4건·수사기관 통보 4건) 등으로 계속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풍문 유포, 정보 부실 표시 등으로 투자자 기망 등 시세조종과 동시에 저지른 일부 사건이 부정거래 항목으로 분류됐다는 점을 감소 이유로 들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