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글형 가상현실(VR) 기기, 스마트워치 등 신체에 밀접 접촉하는 웨어러블(착용하는) 기기의 배터리와 발열 제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정대환 광전소재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2차원 소재인 그래핀과 0차원 소재인 퀀텀닷(양자점)을 결합해 상온 발광효율이 기존 대비 최대 8배 향상된 발광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게재됐다.
웨이러블 기기에 쓰이는 디스플레이 발광다이오드(LED)의 해상도를 높이려면 빛을 내는 발광소자를 더 작게 만들어야 한다. 이 경우 전력 소모가 심해져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발열이 커지는 ‘스케일링 문제’가 생긴다.
연구팀은 발광소자가 소비전력을 낮춰도 동일한 발광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그래핀과 퀀텀닷의 장점을 혼합한 신소재를 만들어냈다. 그래핀은 1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보다 얇은 원자층으로 이뤄져 전기 전달의 효율이 높다. 퀀텀닷은 많은 전자를 효과적으로 가둠으로써 발광 효율을 높인다. 연구팀의 실험결과 이런 신소재로 만든 발광소자는 기존 발광소자보다 최대 8배의 발광효율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가 마이크로 LED와 같이 발광소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심해지는 스케일링 문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디스플레이 소비전력을 낮춰 에너지 절감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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