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한국을 선진 시장 승격 후보로 올려달라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서한은 6월 말 발표 예정인 MSCI의 ‘2023년 연례 시장 분류 평가’를 앞두고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명의로 전해졌다. MSCI의 선진 시장 지위 승격 후보군인 ‘관찰 대상국’에 한국을 등재해달라는 요구를 담았다.
김 직무대행은 서한에서 “한국 증권시장이 올해 관찰 대상국에 포함돼야 할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경제와 증권시장이 이미 선진 시장 국가들 수준의 규모와 위상을 갖추고 있고 증권·외환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개방성 제고를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근거”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한국이 규모 면에서 글로벌 경제 대국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조 6600억 달러로 세계 13위, 수출액은 6836억 달러로 세계 6위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 3000달러로 세계은행이 산정하는 고소득 국가 기준치(1만 3000달러)의 2.5배에 달했다. 한국 증권시장(한국거래소)의 거래 대금 규모는 3조 200억 달러로 세계 7위다.
전경련은 한국 정부가 올해 중으로 외국인투자사전등록제도를 폐지하고 외국인의 장외거래 사후 신고 가능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는 등 외국인투자가의 거래 제약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투자가들의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기업 정보 영문 공시를 2024년부터 의무화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선진화된 기업 배당 절차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전경련은 “향후 영문 공시가 보편화되고 기업 배당 절차가 개선되면 외국인투자가들의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성,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이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 자본의 유·출입이 용이하지 못하다는 MSCI의 지적에 대해서는 활성화된 역내 외환시장과 NDF 시장을 통해 원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국내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과 동일하게 오전 2시(한국 시간 기준)로 연장하는 등 외환시장 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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