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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조 바이오헬스가 '미래 금맥'…R&D·인허가 등 전방위 지원

◆반·배·디 이어 바이오도 국가전략기술로 육성

한국판 섹터딜 신설해 민간투자 유인

인허가 타임아웃제·상생벨트 도입

4대 첨단산업 4.6조 R&D 지원도

기술역량 확보·혁신인재 양성 집중

7월 중으로 특화단지 지정 계획도

한덕수(오른쪽)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에서 택한 마지막 행선지는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보스턴이었다. 윤 대통령은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미국 바이오 업계 인사들과 만나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바이오헬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워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지론이 반영된 장면이었다.

국무조정실 산하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가 26일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보호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바이오를 ‘국가첨단전략산업’에 추가 지정한 것 역시 바이오벤처산업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강한 육성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해당 산업의 15개 기술 분야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낙점했다. 이번에 바이오산업이 추가되면서 국가첨단전략기술은 17개로 늘어났다.

바이오는 연구개발(R&D) 역량과 생산기술, 시장 평판 등 다방면의 역량을 두루 갖춰해야 해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약 26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급성장하는 바이오산업에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맞춰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바이오·미래차·로봇 등의 첨단산업에서 2027년까지 550조 원 이상의 민간 투자를 끌어낼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한국판 섹터딜’을 신설해 첨단산업 분야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가적으로 시급하고 중요한 민간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인허가·세액공제 등의 지원책을 제공하는 것이 한국판 섹터딜의 주요 내용이다.

첨단산업 관련 인허가 규제도 완화한다. 우선 첨단위에서 인허가를 요청한 사업에 대해 60일 안에 관련 행정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인허가 처리된 것으로 간주하는 ‘인허가 타임아웃제’를 7월부터 시행한다. 인접 지방자치단체끼리 기업 투자 수익을 공유하도록 해 인허가를 신속 처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상생벨트제도’도 마련한다. 아울러 규제가 첨단산업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할 수 있도록 ‘첨단산업영향평가’도 도입한다.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분야에도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2032년까지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바이오 등 4대 국가첨단전략산업에 총 4조 6000억원 규모의 R&D를 지원한다. 4대 산업의 소재·부품·장비 분야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소부장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조사도 추진한다. 또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첨단산업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첨단산업인재혁신특별법(가칭)’도 제정한다. 첨단산업 분야 통상, 해외 기업 동향, 환경 규제를 분석할 ‘첨단산업전략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7월 중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분야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도 지정할 계획이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전력·용수·도로 등 인프라 구축은 물론 신속 예타와 인허가 타임아웃제, 용적률 상향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총 21개 지자체에서 특화단지 지정을 신청할 정도로 지자체별 경쟁도 뜨거운 상황이다.

정부가 첨단전략산업 집중 육성책을 내놓는 것은 혁신산업을 키워 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의 생산성 수준이 유지될 경우 2023~2027년 2% 수준인 잠재성장률이 2050년 0%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반도체·2차전지·디스플레이·바이오 등 4개 산업과 17개 핵심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선정하고 특화단지 지정 등 후속 조치도 신속히 추진해나가겠다”며 “첨단전략기술 R&D 집중 지원과 첨단인재육성특별법 제정 등으로 중추 기술을 확보하고 혁신 인재도 적극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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