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2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의 상승세를 그리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전장사업부 가치가 2년 후 지금의 2배인 10조 원으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LG전자는 1년 1개월 만에 시가총액 20조 원도 탈환했다.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증권가의 눈높이가 한 단계 더 높아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10.83% 급등한 12만 4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10만 원 밑으로 떨어진 후 8만~9만 원 선을 횡보하다 올 초 실적 개선 기대감에 10만 원을 넘어섰다. 실제 1분기 실적도 호조세를 보였지만 LG전자는 11만 원 초반을 맴돌다 이날 12만 원을 가볍게 넘어서며 지난해 4월 이후 시총 20조 원도 되찾았다.
최근 주춤하던 LG전자 주가를 밀어올린 것은 임계치를 넘어선 전장사업부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석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2차전지 관련 사업인 마그나 합작법인(JV)의 실적 기여도가 2025년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를 반영한 전장사업부 가치는 9조 9000억 원으로 현재(4조 9000억 원)보다 2배가량 높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저평가돼 매수 타이밍이라는 분석도 잇따랐다. 김 연구원은 “LG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7배로 전장사업부 가치가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본업의 실적이 양호한 데다 2차전지로 인한 전기차 수혜가 기대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한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도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LG전자를 6075억 원 순매수해 삼성전자(005930)(10조 2618억 원)와 현대차(005380)(1조 2769억 원)에 이어 순매수 6위다. 외국인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 LG전자를 4482억 원어치 팔아치웠던 것과 사뭇 대조되는 분위기다.
모바일 사업 철수 등 뼈를 깎는 구조 조정과 신사업 성장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LG전자가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매출(연결 기준) 85조 7793억 원, 영업이익은 4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예상치가 들어맞으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 급증한다. 증권가의 목표 주가도 연일 상향돼 최근 15만 2550원까지 뛰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는데 올해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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