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원전 감발 용량이 지난해 전체보다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발(發) 전력 과잉 공급으로 원전 발전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감발 운전이 늘어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총 일곱 차례(급전지시 제외) 원전 출력감소 운전을 실시했다. 지난 2020~2022년에 해마다 두 차례씩 감발을 했던 것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올해 원전 감발에 따른 출력감소 용량은 총 4130㎿다. 지난해(700㎿)와 재작년(900㎿)에 비해 출력감소 용량이 4.5~6배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원전 감발이 늘어났던 것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증가와 관련이 깊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부터 원전 출력제어 등이 담긴 ‘봄철 전력 수급 특별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이나 겨울 대신 봄철에 전력 수급 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는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 설비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 지역의 태양광 발전설비는 2018년 4월 2283㎿에서 지난 4월 9362㎿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전력망 투자는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호남에서 태양광 초과 공급 현상이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산업부에서도 봄철 신재생에너지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발전을 조절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실제로 올해 7회의 원전 출력감소 운전 중 5회는 3~4월에 집중돼 있다. 2020~2022년엔 추석·설·어린이날 등 연휴 기간 동안에만 출력감소를 실시했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전력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공급 부담에 따른 원전 출력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봄철과 마찬가지로 냉난방 수요가 비교적 작은 가을철에 들어서는 원전 출력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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