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판주가 ‘깜짝’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감산에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도 약세였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지고 인공지능(AI) 수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판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코리아써키트(007810) 주가는 이날 4.67%(740원) 급등한 1만 6600원을 기록했다. 5월에만 18.9% 상승했다. 같은 업종인 대덕전자(353200)는 이날 주가가 전날보다 2.4% 오른 2만 5400원에 마감했다. 5월에는 17.9% 올랐다. 심텍(222800)은 2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전날보다 0.16% 오른 3만 1250원을 기록했다. 화인써키트(127980)는 이날 8.82% 오른 1만 4440원을 기록했다. 5월 주가는 9.1% 상승했다. 세 기판 업체의 주가 상승률은 최근 한 달 삼성전자(005930)의 주가 상승률(9%)을 웃돈다.
증권가에서는 기판주가 반도체 관련주 중 가장 늦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감산→재고 소진→기판 신규 주문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더 빨리 개선되자 증권가의 예상을 깨고 기판주 주가도 달리고 있다.
하반기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기판 업체들의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다. 올해 3분기 중 애플은 아이폰15를, 삼성전자는 Z폴드5·플립5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양사 모두 판매량이 전작을 뛰어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강하다. 여기에 더해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 엔비디아가 촉발한 AI 시장 개화로 고부가가치 상품인 고성능 기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고부가 제품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 업체가 집중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DDR5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리 FC-BGA 증설을 마친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FC-BGA 관련 기업으로 대신증권은 대덕전자·삼성전기(009150)·코리아써키트 등을 꼽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앙처리장치(CPU)나 GPU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핵심 반도체 기판이며 고부가 제품인 FC-BGA의 고성장 등 수혜가 예상된다”며 “3분기 반도체 출하량이 늘면 기판 업체들의 가동률도 확대될 텐데 DDR5 중심의 출하량 증가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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