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시멘트 업계가 또 한 번 7월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기요금 인상에원화 하락 등 부담이 커져 불가피하다고 설명하지만 공사비 증가와 레미콘 업계와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시멘트 1위 업체 쌍용C&E(003410)가 레미콘 업체 등에 7월부터 가격을 올리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1종 벌크 시멘트 가격을 1톤(t)당 가격을 10만 4800원에서 11만 9600원으로 14.1% 올리겠다는 내용이다. 회사 측은 “올해 경영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부득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가격 인상을 알린 곳은 1곳이지만 곧 나머지 6개사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맏형격인 쌍용C&E의 행보는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인상의 주된 명분은 원가 부담이다. 원화 약세로 유연탄 가격 하락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누적된 전기요금 인상도 인상의 배경으로 꼽았다.
당장 레미콘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미 가격을 두 차례 가격을 올린 시멘트 업체들이 또다시 가격을 올리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건설사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침체한 건설 경기 속 건설비용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년 가격 인상 명분으로 꺼내 들었던 유연탄 가격이 올해 크게 떨어졌다”면서 “시멘트 업체들의 가격 인상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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