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챗GPT랑 조금만 대화를 나눠보면 AI 기술이 얼마나 고도화됐는지 새삼 느끼게 되는데요. 이 똑똑한 컴퓨터 두뇌들이 투자를 하면 아무리 못해도 최소한 나보다 잘 하지 않을까 자연히 그런 생각 들지 않나요?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 곁엔 이미 AI가 투자하는 상품(=로보어드바이저)이 꽤 많이 있는데요. 얼마 전 나온 기사를 보니 올 들어 수익률이 신통치가 않다는데… 역시, 투자는 전자 두뇌 AI에게도 쉽지 않은 걸까요? 오늘의 <코주부>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최근 투자 성적 그리고 로보어드바이저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팁을 담아봤습니다. 준비 됐습니까 휴먼?
전자 두뇌도 투자는 쉽지 않더라...
혹시나 아직 로보어드바이저에 생소할 주식 초보들을 위해 잠깐 설명 드리면,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AI가 알고리즘에 따라 주식,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에 배분해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코스콤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는 지난 3월말 기준 1조8498억원으로 적지 않은데요. 똑똑한 AI가 투자하니 인간보다 투자 성적이 좀 나을까요? 5월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영하는 펀드가 휴먼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펀드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상장된 16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설정액 10억 원 이상)은 올 들어 평균 8.3%의 수익률을 냈는데요. 다른 펀드들과 비교해볼까요?
코스피 지수도 올 들어 14.4% 상승한 걸 고려하면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특히 코스피가 2.8% 상승한 최근 한 달(4월 26일~5월 26일) 동안에도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0.08%)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전자 두뇌에게도 주식 투자는 쉽지 않은 듯 한데요.
로보어드바이저가 빛나는 순간!
그러나 로보어드바이저가 실력을 발휘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바로 하락장! 실제로 지난해 하락장에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20% 넘게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비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한 자릿수 손실률로 선방했습니다. 최근 3년 수익률을 보면 로보어드바이저는 평균 -7.88%로 코로나 이후 변동장에서 -14.72%를 기록한 국내주식형 ETF에 비해 안정적인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런 결과를 종합하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상승장에서는 약하고 하락장에선 강하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 알고리즘이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 성과를 내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갑자기 급등하는 업종, 주식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즉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 수익을 낼 장기 투자에 적합한 투자 방식이라는 것.
샤프한 AI 펀드 매니저 고르는 법(feat. 샤프지수)
그럼 똘똘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어떻게 고르면 될까요? 몇 가지 정리해봤습니다.
①로보어드바이저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에도 종류가 있는데요. 투자자문형과 투자 일임형입니다. 이름 그대로 자문형은 AI가 자문만 해주고 결정은 투자자가 하는 것이고, 일임형은 AI가 알아서 투자까지 해주는 상품. 둘 중 인기 있는 건 당연히 AI가 모든 걸 알아서 해주는 일임형입니다.(자문형은 가입자가 1000명도 안된다고) 로보어드바이저의 알고리즘 투자를 직접 경험하고 싶다면, 아무래도 일임형이 적합하겠죠? 다만 일임형은 자문형보다 수수료가 비싼 편.
②수익률 체크는 기본 중의 기본
투자 상품 계약 전 수익률 체크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수익 성과 및 각종 지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은 코스콤에서 운영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 홈페이지인데요. 코스콤의 테스트 베드를 통과한 114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가운데 지난 1년간 수익률 상위 5곳과 하위 5곳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참고하시고요.
③샤프지수
위에 알려드린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샤프지수(위험조정 수익률)라는 지표를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단순 수익률이 아닌 '위험 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A펀드와 B펀드의 샤프지수가 각각 1, 3이라면 같은 리스크의 상품에 투자했을 때 B펀드의 수익률이 더 높다는 얘기. 즉 샤프지수가 높을수록 더 좋은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대손실률도 꼭 체크해 선택하시기를 추천합니다. 돈을 벌 때 아무리 잘 벌어도 손실 역시 크다면 보수적인 투자 성향의 투자자에겐 맞지 않겠죠. 마찬가지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114개 펀드를 분석해보면 최대 손실률은 -3.45%에서 -68.42%까지 다양합니다.
에디터는 로보 어드바이저 초창기에 호기심에 투자를 좀 했다가 별 소득 없이 발을 뺀 경험이 있는데요. 이번 콘텐츠를 쓰면서 살펴보니 그 동안 로보어드바이저가 상당히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너무 큰 기대를 갖기보단 하락장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의 일부로만 담아보시길 추천해 봅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