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출시가 기다려지는 게임.’
엔씨소프트(036570)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PC·콘솔 기반 플래그십 다중접속역할게임(MMORGG) ‘쓰론 앤 리버티(TL)’의 베타 테스트 버전을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 간 체험한 뒤 든 생각이다. TL은 엔씨소프트가 2012년 출시한 PC MMORPG '블레이드&소울' 이후 11년 만에 신규 지식재산권(IP)으로 선보이는 대작 MMORPG다.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가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TL의 오프닝에 '선임 총괄 프로듀서' 명의로 가장 처음 소개되기도 한다. 7일간 레벨은 26까지 도달했다. 체험 종료 당일 0시 기준으로 1만 여명의 전체 테스트 유저 중 400위권에 진입했다.
완성도 높은 그래픽 때문에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게임 속 시간과 날씨에 따라 캐릭터를 둘러싼 환경의 그래픽도 변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퀘스트 중간에 나오는 시네마틱 영상들은 극장에서 상영돼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수익모델(BM)은 무난하다. '변신' 형상을 구매하거나 '아이템'을 제작할 때 확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진 않는다. ‘리니지’ 시리즈에서 집행검을 얻기 위해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일이 TL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시즌 패스'와 '성장 패스'가 도입됐다. 패스권을 구입하면 일정 기간 내 캐릭터의 성장을 돕는 아이템이나 재화 등이 제공된다.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아이템은 대부분 퀘스트나 사냥, 제작, 거래소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장비를 강화할 때도 파괴되지 않는다. ‘린저씨(리니지를 하는 아저씨)’가 과도한 현질 유도 정책에 반발하며 탈퇴를 선언하는 사례가 잇따랐지만 TL에서 반복될 가능성은 적어보였다. 최문영 수석개발채임자(PDMO)는 "이번 베타테스트를 통해 보여드리는 TL의 BM이 완성된 모습은 아니지만,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 없다는 점은 명확히 말씀드린다"며 "글로벌 시장 이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하겠다는 것이 개발진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몬스터 사냥은 어느 정도 만족스러웠다. 게임 이용자층을 확장하기 위해 통상적인 MMORPG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보스 몬스터를 잡을 때는 회피와 패링(튕겨내기)등 조작이 필수적이다. 몬스터가 캐릭터를 먼저 공격하는 경우도 있어 자동 조작에 의존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 다른 종류의 무기를 동시에 착용할 수 있다.
아쉬운 대목도 눈에 띈다. 서양 이용자 중심으로 자동 전투 기능인 '스텔라포스'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비접속 플레이도 호불호가 갈린다. MMORPG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다. 이동하면서 몬스터나 다른 이용자를 공격하는 '무빙샷'의 완전한 구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초반 퀘스트를 완료한 이후 경험치를 쌓기 위해 사냥을 반복해야 하는 구간은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엔씨소프트는 베타 테스트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완성도를 더욱 높여 하반기에 TL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북미·유럽·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도 론칭한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만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데 한계가 있는 엔씨소프트로서는 TL의 성공이 절실하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TL의 목표는 서구권에서 한국 게임 중 최고 성과를 내는 것"이라며 “아마존게임즈와 TL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고, 글로벌 테스트와 쇼케이스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CFO는 “TL은 서구권 이용자를 끌어 모을 수 있는 PvE, 글로벌 게이머가 몰입할 수 있는 내러티브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장르도 다변화한다. TL 외 비(非) MMORPG 장르 신작 게임 4종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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