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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억弗’ KDI vs ‘240억弗’ 한은…경상수지 전망 대결 누가 웃을까 [조지원의 BOK리포트]

5월 초 KDI 전망 발표 3주 만에 한은 발표

상반기 예상 KDI -100억弗, 한은 -16억弗

세계 교역량 KDI 1.4%인데 한은은 2.1%

9일 발표되는 4월 국제수지로 판가름 날 듯

부산항 일대가 안개로 말미암아 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성장률·물가 등 여러 경제 전망 중에서도 변수가 많아 가장 어렵다는 경상수지 전망을 두고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정면으로 맞부딪혔다. KDI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160억 달러로 예상한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한은이 80억 달러나 많은 240억 달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두 기관이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경상수지 흑자 예상치가 이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세계 경제가 상반기까지 위축됐다가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은 같으나 세계교역량 회복 정도나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수입 확대 수준 등을 놓고 다른 숫자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고 경제 싱크탱크인 두 곳 중 어느 기관의 전망이 들어맞을지는 당장 4월 국제수지가 발표되는 오는 9일부터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먼저 KDI는 지난달 3일 ‘최근 경상수지 변동요인과 시사점’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160억 달러로 제시했다. 올해 2월 발표한 전망치(275억 달러)보다 115억 달러나 대폭 낮춰 잡은 것이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미 달러를 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KDI가 경상수지 전망치를 발표한 지 3주 만인 지난달 26일 한은 조사국은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240억 달러로 내놓았다. 2월 전망치 260억 달러에서 불과 20억 달러만 줄여 잡은 것이다. 한은은 하반기까지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기 어렵다면서도 상반기 중 경상수지 적자가 16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종합해보면 두 기관의 전망이 엇갈린 지점은 올해 상반기다. KDI가 100억 달러 적자를 예상한 반면 한은은 16억 달러 적자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전망치는 KDI 260억 달러 흑자, 한은 256억 달러 흑자로 거의 비슷하다. 상반기 84억 달러 격차가 연간 80억 달러 차이로 이어진 셈이다.

경상수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부터 전망에 차이가 나타났다. KDI는 상반기 상품수지가 90억 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봤으나 한은은 38억 달러 적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상하반기를 더한 연간 기준으로 상품수지로 보면 KDI 60억 달러 흑자, 한은 195억 달러 흑자로 격차는 135억 달러로 더욱 벌어진다. 상품수지에 영향을 주는 올해 세계교역 증가량에서 KDI 1.4%, 한은 2.1%로 1%포인트 이상 차이가 발생하면서 전망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에 6년만에 준공된 한국은행 신축 통합별관 외부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04.27


상품수지를 제외한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를 합쳤을 경우 KDI는 상반기 10억 달러 적자, 한은은 4억 달러 흑자로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연간 기준 KDI는 100억 달러 흑자, 한은은 45억 달러로 차이가 발생한다. 두 기관 모두 이전소득수지 전망치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만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두 기관의 상반기 상품수지 전망에 격차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올해 세계교역량 전망이 달랐기 때문이다. KDI는 주요 해외 기관들의 전망치를 근거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면서도 경상수지 전망의 전제가 되는 세계교역량은 연간 1.4%로 예상했다. 한은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5%로 예상하면서도 세계교역 신장률을 2.1%로 봤다. 교역량 전망이 다른 만큼 상품수지 흑자 전망치도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한은에선 KDI와의 전망 격차가 본원소득수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정부가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소득에 대해 법인세 혜택을 주기로 한 이후 배당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KDI 전망 발표 직후인 5월 10일 3월 국제수지가 발표됐는데 이때 본원소득수지가 배당 지급으로 36억 5000만 달러 흑자를 내면서 전체 경상수지가 2억 7000만 달러로 흑자 전환한 것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본관. 사진제공=KDI


관건은 당장 내일(9일) 발표되는 4월 본원소득수지와 이로 인한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다. 12월 결산 법인의 배당이 몰려있는 4월마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인 배당 지급을 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30억~50억 달러 안팎의 적자를 내왔다. 2011년 본원소득수지가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한 이후 매년 적자였다. 다만 이번엔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수입 확대로 적자가 상쇄되면서 경상수지도 과거와 달리 균형 수준일 수 있다는 것이 한은 측의 설명이다.

올해 1~3월 누적 경상수지는 44억 6000만 달러 적자를 낸 상태다. KDI 전망대로라면 4~6월 경상수지가 55억 4000만 달러 적자가 발생해야 한다. 4월 본원소득수지가 예년 수준인 30억~50억 달러 적자가 발생해 경상수지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난다면 KDI 전망이 맞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한은 전망대로면 4~6월 경상수지는 28억 6000만 달러 흑자가 발생해야 한다. 4월 경상수지도 흑자 흐름을 이어간다면 한은 전망이 맞을 수 있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Bank of Korea)을 중심으로 국내 경제·금융 전반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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