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사진) HD현대 회장이 과거 주주총회 방해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인 김근태 전 HD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 면회를 하며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
8일 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 지부는 노조 소식지에서 “권 회장이 지난 1일 경주교도소에서 옥중투쟁 중인 박 지부장을 면회해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박 전 지부장은 2019년 5월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한다며 서울 계동 현대중공업 사옥 앞에서 집회를 하다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징역 2년이 선고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지난 해 8월 구속됐다.
권 회장과 박 전 지부장의 인연은 깊다. 2017년 권 회장과 박 전 지부장은 각각 현대중공업 부회장, 지부장으로 각각 노사 대표로 협력했다.
권 회장의 면회에 대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조용히 박 전 지부장을 면회한 부분은 뒤늦었지만 환영한다”며 “지난 구조조정 과정에서 벌어졌던 모든 아픔을 책임지고 구속된 아픈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노력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권 회장의 노조 전임 간부에 대한 면회는 개인적인 관계뿐 아니라 최근 노조에 대한 영향력 확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주요 조선소 내 인력 부족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조선사 입장에선 노조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권 회장의 이번 면회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단체교섭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한 HD한국조선해양(009540) 조선 3사는 기본급 18만 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등 노조 공동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사 갈등은 통상 불황 시기에 커진다”며 “수주 호황과 인력 부족으로 노사 양측 모두 관계가 개선되는 가운데 권 회장의 전임 노조 간부 면회로 양측이 더 긴밀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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