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이 온·오프라인 주요 계열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를 공개했다. 이마트(139480), SSG닷컴, 신세계백화점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한 신세계 유니버스는 연회비 3만 원으로 최대 200만 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신세계는 계열사에 국한되지 않고 대한항공, KT 등 다양한 기업과 유기적 결합을 확대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가 파격적인 멤버십을 선보에면서 멤버십 제도를 이용해 충성 고객을 확대하려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을 열고 새로운 멤버십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 이인영 SSG닷컴 공동대표, 전항일 G마켓 대표가 참석해 신세계 유니버스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강 대표는 “고객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며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온오프라인 계열사 역량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 가입비의 10배 이상의 가치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통합 멤버십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오프라인 강점과 G마켓의 데이터 활용 능력, SSG닷컴의 온라인 쇼핑 인프라 등이 결합했다. 고객들은 6개 계열사 중 활용도가 높은 곳을 선택해 가입하면 된다. 스타벅스를 제외하고 가입 직후 가입비 3만원에 상응하는 포인트가 주어진다. 스타벅스는 제조음료 쿠폰 5장을 제공한다. 이후 가입 경로와 상관 없이 6개사에서 언제든 5~15%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추가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강조해 온 미래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정 부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오프라인 인프라와 디지털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창출하면 그 누구도 견줄 수 없는 온·오프 완성형 유니버스를 만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 수 있는 멀티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작업에 착수했다.
신세계는 통합 멤버십의 출범으로 6개 계열사 충성고객 3300만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에 스마일클럽 회원 300만명은 자동으로 전환된다. 강 대표는 “연간 가입비 3만 원을 환원해 주는 것은 사실상 고객 입장에서는 0원이라는 의미와 동일하다"며 “내부 회의를 할 때 신세계 유니버스를 잘 활용하면 연봉의 5%가 올라간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 뿐 아니라 대한항공, KT를 비롯해 금융, 게임, 배달플랫폼 등 여러 다른 기업들과도 멤버십 제휴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 유니버스의 파격적인 혜택을 시작으로 유통업체 간 멤버십 전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들어 유통업체들은 멤버십을 통해 ‘락인(묶어 두기)’ 효과를 꾀하고 있다. 수많은 업체가 등장하며 온오프라인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성 고객 수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1100만 명을 보유한 ‘와우 유니버스’로 맞대응에 나섰다. 와우 멤버십은 월 4990원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무료 시청, 쿠팡이츠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더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달 초 유료 멤버십 ‘엘클럽’을 개편하며 오프라인 계열사 혜택을 늘렸다. NAVER(035420) 역시 월 4900원에 네이버 쇼핑 5% 적립, 디지털 콘텐츠 이용 등이 가능한 네이버 플러스를 운영하며 누적 가입자 수가 8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인구가 줄어 들며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 보다 기존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하는 멤버십 마케팅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신세계·쿠팡·네이버' 3파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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