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4곳이 최하 등급인 '아주 미흡(E등급)'을 받았다.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한국전력공사(한전)를 비롯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4개 공공기관은 ‘미흡(D등급)’을 받아 모두 18곳이 낙제점을 받았다. 건강증진개발원장 등 기관장 5명은 해임 건의 조치를 받게 됐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을 확정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94개, 감사평가 기관 63개를 대상으로 올해 2월부터 민간전문가로 평가단을 꾸려 4개월여의 평가기간과 외부 검증절차를 거쳤다. 정부는 최고 등급인 탁월 등급을 한 곳도 주지 않았다. 우수가 19곳, 양호 48곳, 보통 45곳이었다.
철도공사와 보훈복지의료공단, 청소년활동진흥원, 건강증진개발원 등 4곳에는 아주 미흡 등급을 줬다. 한국전력과 토지주택공사, 인천항만공사, 강원랜드 등 14곳은 미흡 등급이었다. 강원랜드와 철도공사는 비위행위나 안전사고로 인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이번 경영평가에선 재무성과 비중이 커지면서 재무 상황이 악화한 기관의 등급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 12곳은 전반적으로 등급이 하락했다.
기재부는 경영실적이 부진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장 해임을 건의할 계획이다. 2년 연속 D 등급을 받았거나, 최하인 E 등급을 받은 경우다. 전체 9개 기관 중 재임기간이 짧거나 이미 기관장을 해임한 코레일을 제외한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5개 기관이다.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5명이나 되는 기관장에게 해임 건의 조치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실적이 미흡한 기관과 중대재해가 발생한 12개 기관의 기관장은 경고조치한다. 감사평가가 미흡한 3개 기관의 감사에 대해서도 경고조치할 방침이다.
공운위는 기관 재무위험이 높은 공기업의 경영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과 1·2급 직원 성과급을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C등급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기관 유형별·등급별로 성과급을 차등지급한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재무위험이 높은 공기업은 성과금을 삭감하거나 자율반납할 것을 권고했다. D등급을 받은 한전은 성과급을 받을 수 없고, 전년대비 부채비율이 50% 이상 급증한 대한석탄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임원은 성과급을 전액 삭감하고, 1~2급 직원은 50% 삭감한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과거의 온정주의 관행에서 벗어나서 공공기관의 실적을 엄격하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반영된 첫 번째 평가"라며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의 핵심 기조를 반영해 효율성과 공공성을 균형 있게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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