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다. 역대급 엔저 현상에 더해 일본 증시가 33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다. 국내 투자자의 최근 두 달 일본 주식 순매수액은 지난 2년 규모를 넘어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8개 증권사에 예치된 엔화 예수금과 일본 주식 평가금액은 15일 기준 총 4조 946억 2000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3조 1916억 원)보다 9000억 원 이상(28.3%) 급증한 수치다. 1월 말(3조 4924억 5000만 원)과 비교해도 6000억 원 이상(17.2%) 증가했다. 8개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하나·KB·메리츠·신한투자증권 등이다.
특히 일본 주식 투자액이 급증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순매수 규모는 총 3441만 7000달러(약 441억 원)였다. 이달에만 이미 1851만3600달러(236억 원·15일 기준)를 샀다. 특히 최근 두 달 순매수는 2021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의 순매수 규모(401억 원)보다 많았다.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지난 달 7757건으로 올 1~4월 평균(5625건)보다 많았다. 이달 매수 건수는 5900여 건이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2위는 모두 상장지수펀드(ETF)였다. 1위는 ‘글로벌 엑스 일본 반도체 ETF’(2484만 달러), 2위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헤지 ETF’(2248만 달러)였다. 일반 종목 중에서는 소니그룹(380만 달러), 아식스(300만 달러), 미쓰비시상사(241만 달러), 니덱(237만 달러)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일본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역대급 엔저 현상에 일본 증시 강세까지 맞물리면서다. 실제로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이달 14일 3만 3502.42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33년 만의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엔화는 지난 15일 오후 장중 100엔 당 906.20원으로 2015년 6월 26일(905.4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8년 만에 100엔당 800원대까지 내려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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