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빅샷’들의 여름 캠프로 불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할지 주목받고 있다. 이 콘퍼런스는 이 회장이 “연간 출장 중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고 밝힐 정도로 각별히 여기는 행사이지만 국정 농단 사건에 따른 여파 등에 따라 2016년을 마지막으로 불참해왔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선밸리 콘퍼런스는 7월 10일(현지 시간) 이후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아이다호주의 휴양지인 선밸리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미국 투자은행인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개최해왔으며 통상 7월 첫째 주에 열리는 것이 관례지만 올해는 일주일가량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글로벌 재계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 회장의 참석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왔다. 아직 참석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다음 달 이 회장의 재판 일정이 7일과 21일 두 차례로 잡혀 있어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7년 만에 콘퍼런스 참석이 유력하다는 게 삼성 안팎의 전망이다.
앞서 이 회장은 선밸리에서 다양한 출장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쿡 CEO가 2014년 이 회장을 선밸리에서 만난 뒤 미국 외 지역에서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철회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이 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 복귀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 회복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출장 가능성을 높여주는 근거로 지목된다. 그는 4~5월 윤석열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뒤 미국 전역을 돌면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주요 글로벌 기업 CEO 20여 명을 두루 만났다. 미국 출장 기간은 총 22일이었다.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최장기간 출장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은 시스템반도체와 로봇, 자동차 전장,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을 미래 먹거리로 구상하고 있는데 모두 글로벌 협력이 중요한 사업들”이라며 “전 세계 거물들이 모이는 선밸리 콘퍼런스는 이 회장으로서도 놓쳐서는 안 될 행사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