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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라면값 내렸으면" 한마디에 라면株 '꽈당'

농심 3%, 삼양식품 7%대 약세

추 부총리 '라면값 인하' 발언 악재

업계 "실적 겨우 회복했는데…수익성 악화"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홍동 비빔면과 쫄쫄면 /사진 제공=농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부재정부 장관이 “국제 밀 시세에 맞춰 라면값을 적정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며 압박에 나서자 라면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라면 가격 인하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에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오전 9시 54분 농심(004370)은 전일 대비 3.42% 내린 42만 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41만 7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농심은 장중 40만 1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삼양식품(003230)도 같은 시간 7.96% 내린 10만 52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007310)(-2.38%) 등도 약세다.



추 부총리의 ‘라면값 인하’ 권고 발언이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추 부총리는 18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며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라면 가격 인하가 예상되며 영업이익 등 실적 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라면 업계는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밀가루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자 일제히 가격을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라면 가격을 평균 9.7% 올린 가운데 팔도와 오뚜기도 각각 9.8%, 11.0% 인상했다. 이에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며 주가도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올해 1월 2일 35만 2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농심 주가는 6월 16일 43만 8000원에 마감하며 연초 대비 24.43% 상승한 바 있다. 농심이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85.75% 상승한 63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추 부총리의 발언으로 13년 만에 라면 가격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만큼 식품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라면 비중이 높은 농심은 지난해 2분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사업 부문에서 3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사업 부문에서 적자를 낸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었다. 여기에 밀과 전분 등 원재료 가격이 최근 다시 반등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한 라면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동안 급감했던 영업이익률이 최근 가까스로 정상화됐다"며 “원재료 비중이 높은 전분 가격은 50%가까이 오른 상황인데, 국제 밀 가격만을 이유로 가격을 내리면 수익성이 다시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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