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모두 탑재하는 게 트렌드입니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 관련 기술력을 검증한 카카오페이(377300)와 협업해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고 더욱 우수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카카오페이가 경영권 확보에 나선 미국의 전통 종합 금융회사 ‘시버트파이낸셜그룹’의 존 제비아 재무담당 부사장과 그룹의 주요 자회사 ‘뮤리얼시버트’의 마이클 콜롬비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5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페이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은 특히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으로 “미국 핀테크, 동남아 증권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올해 4월 말 카카오페이의 시버트파이낸셜 경영권 인수 발표를 계기로 해외 진출을 비롯해 앞으로의 협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시버트가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을 결정한 것은 최근 미국 금융시장 내에서 고도화된 기술력이 중요해지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콜롬비노 CFO는 “그동안 시버트는 기술 관련 업무들을 대부분 ‘아웃소싱’ 해왔는데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으로 혁신적인 기술력을 내재화할 예정”이라며 “카카오페이는 기술적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금융산업 측면에서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카카오페이의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능력’과 시버트의 ‘금융 전문성’이 결합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제비아 부사장은 “카카오페이는 이용자 수가 4000만 명에 이르고 이들의 충성도도 굉장히 높다”며 “혁신 기술을 빠르게 확산하는 능력이 있는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은 시버트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노 CFO는 역시 “핀테크 산업은 앞으로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사용자 니즈에 부합하고 금융 전반의 리터러시를 높이는 데 카카오페이와의 협업과 기술력이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1967년 설립된 시버트파이낸셜은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설립자인 뮤리얼 시버트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최초 여성 회원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고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보험, 투자 자문 등에서 다양한 금융 전문성을 확보해왔다. 이후 2016년 ‘제비아’ 가문에 인수돼 수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하면서 인수 당시 1000만 달러 정도였던 연매출이 2021년 기준 약 6700만 달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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