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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값 떨어졌다" 정부 압박에도 식품업계, 가격인상 러시

秋 "국제 밀가격 50%↓" 가격 인하 요청에도

스크류바·돼지바 편의점 1200원→1500원

매일유업, 치즈·아몬드브리즈 약 15% 인상

동원F&B, 스위트콘·황도·꽁치 캔제품 인상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 겸 수출 투자 대책 회의에 참석해 회의 의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잇단 물가 안정 협조 요청에도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 예고가 줄을 잇고 있다. 롯데웰푸드(280360)는 여름 성수기인 다음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동원F&B(049770)는 스위트콘, 황도 등 캔 제품 일부에 대해 10~25%, 매일유업(267980)은 치즈와 음료 제품 일부에 대해 10~18% 가격을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식품업계는 정부의 원부자재비 상승 등 비용 압박이 계속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23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올 7월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에 대해 가격을 20~25% 정도 올릴 계획이다. 스크류바·죠스바·옥동자바·수박바·와일드바디·돼지바·아맛나 등의 가격은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오르고 빠삐코는 1500원에서 1800원으로 20% 인상된다.

롯데웰푸드는 올 초 해당 제품에 대한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고 대형마트 등의 유통 채널에 대해서는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해당 제품들에 대해 올 4월부로 가격을 올리려 했지만 계획이 보류됐었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기존의 인상 계획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우유코너. /오승현 기자




매일유업은 치즈와 대용량 음료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다. 다음 달 1일부터 치즈 중 19종 제품이다. 가공치즈는 10.0∼15.6% 인상되고, 자연치즈는 약 18% 오른다. 아몬드브리즈 오리지널,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등 식물성 음료 중에서는 950㎖ 대용량 제품 가격이 약 15% 인상된다. 주력인 190㎖ 제품은 현재 가격이 유지된다.

한편 낙농가와 유업체들은 올해 우유 원유 가격을 정하기 위해 지난 9일 협상을 시작했다. 생산비 상승으로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올해의 경우 원유 L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한다.

동원F&B도 내달 1일부로 스위트콘의 편의점 기준 가격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25% 올린다. 황도 캔 제품은 3500원에서 4000원으로 14.3% 오르고, 꽁치는 5000원에서 5500원으로 10% 인상된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는 18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라면업계를 겨냥해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해 9~10월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이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6일에는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국내 제분업체와 농림축산식품부와의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밀 선물 가격이 지난해 5월부터 계속 낮아지고 있으니 이를 고려해서 밀가루 가격을 책정해달라는 협조 요청의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연이은 가격 인하 요청에도 식품업계는 원가 부담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라면업계는 추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국제 밀 선물 가격은 내렸지만 밀가루 가격이 당장 내린 것은 아니다”며 가격 인하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비쳤다. 치킨업계 역시 인건비와 생닭 가격은 여전히 크게 오른 상황이라 가격 인하가 어렵다고 전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인상 요인이 있었으나 자체적으로 감내하다가 원가 부담이 가중돼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의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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