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 기업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현금 배당금이 약 30조 원으로 1년 전 대비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금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은 지난해 평균적으로 주가가 5.09%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9.63%보다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16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법인의 현금배당 공시를 분석한 결과 807개 상장사 가운데 565개사(70%)가 현금 배당을 실시해 총 30조 3451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의 27조 4525억 원 대비 10.5%(2조 8926억 원) 증가한 규모다. 법인당 평균 배당금도 492억 원에서 537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보통주와 우선주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각각 3.05%, 3.70%로 모두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시가배당률은 주가 대비 배당금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로써 국고채 수익률(3.17%)과 보통주 간 시가배당률 차이는 2023년 0.81%p(포인트)에서 0.12%p로 대폭 줄었다. 최근 5년간 업종별 평균 시가배당률은 금융(3.80%), 전기가스(3.61%), 통신(3.49%) 순으로 높았다.
지난해 배당법인의 배당성향은 34.74%로 전년 34.31% 대비 0.43%p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번 순이익 중에서 배당금으로 얼마나 돌려줬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현금 배당을 실시한 법인의 주가 수익률은 –5.09%으로 코스피 지수 수익률인 –9.63% 보다 높았다.
특히 거래소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법인 105개사를 분석한 결과, 95.4%(100개사)가 배당을 실시했고 배당금은 총 18조 원으로 코스피 현금 배당 총액의 59.2%를 차지했다. 밸류업 기업의 지난해 보통주와 우선주 시가배당률은 각각 3.15%, 3.99%를 기록했고, 배당성향은 40.95%로 집계됐다.
한편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중에서는 612개사가 총 2조 3130억 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 규모는 전년 2조 527억 원 대비 12.7%(2603억 원) 늘었으며, 같은 기간 배당법인 수는 607개사에서 소폭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평균 배당성향은 34.4%로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나타냈다. 평균 시가배당률은 2.53%로 전년 대비 0.56%p 증가했다. 배당을 실시한 법인의 지난해 평균 주가 수익률은 –13.0%로, 코스닥 지수 수익률(-21.7%) 대비 양호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고금리·고환율 등의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다수 기업들이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밸류업 공시법인이 더 많은 주주환원을 해 국내 증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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