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 기업인들이 베트남 하노이에 모여 공급망 확보,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경제 전환 등 주요 분야에서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현지시간) 하노이에서 ‘한-베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팜 밍 찡 베트남 총리가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350여 명의 기업인들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베트남에서는 응우옌 찌 즁 기획투자부 장관, 쩐 반 선 총리실 장관, 응우옌 홍 지엔 산업무역부 장관, 레 민 호안 농업농촌개발부 장관, 응우옌 민 부 외교부 차관 등 정부 인사와 황 반 광 페트로베트남 전력공사 이사장, 응웬 탕 훙 소비코 그룹 회장, 부이김 투이 빈그룹 이사 등 250여명의 기업인들이 자리에 앉았다.
한국과 베트남은 1992년 수교를 맺은 후 꾸준히 교류를 확대해 왔다.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국이다. 지난해에는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은 1위 해외직접투자(FDI) 국가다. 지난해 양국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최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정학적 차원에서 한국 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정치·안보적 외풍에서 자유로운 베트남은 ‘효율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투자처”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산업화 과정에서 전력 소비, 탄소배출량이 커지고 있고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또한 필요로 하고 있다”며 “선행자로서 한국 기업들의 경험과 전문성이 베트남과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생을 기업인으로 살아오며 느끼는 것이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점”이라며 “베트남 사람들은 젊고 유능하며 부지런하다. 한국과 베트남의 근본적 접점이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베트남이 깊은 신뢰 하에서 양국은 물론,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함께 풀어 가길 바란다. 미래 성장을 만들어 가는 파트너십의 ‘롤 모델’이 되길 희망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날 포럼에서 양국은 공급망, 기후변화, 디지털 분야의 협력 방안과 양국의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국 측 연사로 나선 최주호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장은 “베트남 전기·전자, 기구, 금형 등 부품업체의 공급망 참여를 위해 제조현장 컨설팅, 로컬 전문가 양성, 스마트 공장 구축 등을 지원했다”며 “향후 베트남 협력기업 발굴 및 업체 경쟁력 제고 가속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우리 기업의 공급망 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박민식 두산에너빌리티 베트남 지점장은 넷제로·에너지 미래 협력방안의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고효율의 해상풍력발전 기술과 화력발전의 수소, 암모니아혼소, 바이오매스 등의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로 베트남의 넷제로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 전환과 핀테크 협력을 주제로 발표한 김형진 신한은행 베트남 퓨처스랩장은 “베트남의 디지털 시장은 2030년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약 33%를 차지할 전망”이라며 “베트남 디지털 기업과 협력, 디지털 전용 상품 개발,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육성 등으로 상생이 가능한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는 기획투자부 관계자가 ‘베트남 투자 정책과 유망 산업’을, 현지 기업 빈패스트(VINFAST)가 ‘그린 운송에서의 미래 비즈니스 기회’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포럼 발표세션 이후에는 양국 기업·기관 간 실질적인 미래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한국과 베트남은 글로벌 공급망과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이라는 변화 속에서 지난 30년간의 협력보다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며 “한국 기업에게는 안정적인 공급망 제공, 베트남 기업에게는 시장 경쟁력 제고로 진정으로 ‘윈-윈’ 할 수 있는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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