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이 올해 두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에도 2분기 1조 원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전히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파는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잇따른 전기료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하반기 흑자 전환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2021년부터 누적된 수십조 원의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증권사들의 한전 영업손실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1조 4906억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에도 한전의 적자 탈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는 전력 판매의 역마진 구조 탓이다. 실제로 올 4월의 경우 전력판매 가격이 1㎾h당 136.23원으로 164.87원인 전력도매가격(SMP)보다 30원 가까이 낮았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로 SMP가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올해 1월과 5월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으로 1㎾h당 21.1원의 인상 효과까지 더해져 전력판매 역마진 구조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SMP는 일반적으로 국제유가에 6~7개월 후행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연초 이후 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됐던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SMP는 2분기 평균인 1㎾h당 151.2원에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하반기 한전의 영업이익 평균(최근 1개월 기준)은 3조 6363억 원이다.
문제는 2021년 2분기부터 8분기 연속 이어진 누적 적자 탓에 한전의 재무구조를 단숨에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이 기간 한전에 쌓인 영업적자는 44조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한전의 올 1분기 말 부채비율은 535%로 2년 전(190%)보다 2.8배나 급증했다. 한전의 차입금 비율도 2021년 말 123.3%에서 올해 3월 말 341.7%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의 총부채가 지난해 말 192조 원에서 올해 말 약 200조 원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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