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짊어진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삼성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사회에 미치는 삼성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이 집약적으로 나타나는 분야가 바로 삼성의 사회 공헌 활동이다. 현재 삼성은 기업의 규모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공헌에 나서고 있다. 이 중 △소외 지역 발전 △중소기업과 상생 경영 △청년 인재 육성 △벤처기업 지원 △미래 기술 육성 △자발적 기부금 조성(나눔키오스크) 등이 눈에 띄는 사업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표’ 사회 공헌 활동의 키워드는 ‘미래’와 ‘동행’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 회장도 국내 주요 사업장을 방문할 때마다 이 같은 비전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더라도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한계를 두지 말고 적극적인 상생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삼성이 스타트업 기업들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본래 사내 벤처 지원 프로그램인 C랩에서 시작했는데 현재는 창업 불모지인 지방에서 혁신 기업을 키워내는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는 2월 대구에서 문을 연 데 이어 광주(3월)와 경북 경산시(4월)에 잇달아 설립되며 일명 ‘C랩 삼각벨트’를 구축하기도 했다. 대구는 헬스케어, 광주는 인공지능(AI), 경북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스타트업 초점을 맞춰 각 지역의 특화 산업으로 육성해 간다는 전략도 세웠다.
삼성의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인 ‘스마트 공장 3.0’도 의미 있는 도전으로 평가 받는다. 이 사업은 삼성이 중기 600여 곳을 선정해 매년 100억 원씩 3년간 총 300억 원을 투자해 공장 고도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술력을 갖추고도 생산 및 자재 관리 등이 낙후돼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기업들이 최우선 지원 대상이다. 또한 인구 소멸 지역 기업을 우선 지원해 일자리 창출 및 지역 경제 살리기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전 회장이 사망한 뒤 유족들이 12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납부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5%에 달하는 고금리로 주식담보대출, 제3자 신탁을 통한 계열사 지분 매각 등 ‘준법 납세’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며 “오너 일가의 이러한 행동들이 모두 삼성의 사회적 책임으로 이어져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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