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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롱기술'에 2300억…주먹구구 중기 지원 논란

정부 중기 지원사업 15% 낙제점

137개 사업 중 20개 개선 필요

R&D정책, 단편적 자금투입 그쳐

"세밀한 사전 성과지표 설정해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영테크 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벤처기업부




정부 부처들이 시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중 15%는 낙제점을 받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의 기술개발(R&D)을 지원하는 예산 정책이 여전히 단편적 자금 지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예산 지원이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게하려면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성과지표도 보다 세밀하게 설정할 필요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27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2022년 중소기업 지원사업 성과평가(중기 성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수행한 중소기업 지원 사업 137개(50억 원 이상) 중 20개(15%)에 대해 ‘개선 필요’ 의견을 냈다. ‘우수’ 등급을 받은 사업은 25개(18%), 나머지 92개(67%) 사업은 ‘보통’으로 평가됐다.

2021년 진행된 12개 부처의 137개 중소기업 지원 사업을 중기부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평가한 결과로 총 예산은 23조1238억 원에 달한다. 중기부는 매년 각 부처들의 지원 성과평가를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를 분석한다. 평가 결과는 기획재정부와 소관 부처에 제공하며, 예산 편성 기초 자료로 쓰인다. 예를 들어 ‘우수’ 등급을 받은 사업에 대해선 예산 증액을 권고하고, ‘개선필요’ 의견을 받은 사업에는 예산 감액이나 제도 개선을 제안하는 식이다.





보고서가 지적한 중소기업 예산 지원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단편적 자금 지원’에 그친다는 점이다. 2021년 232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중소기업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이 대표적. 이 사업은 △수요처가 원하는 제품을 중소기업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중소기업 간 협력을 통해 높은 수준의 R&BD(사업화 연계기술 개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형 기술 개발’ 사업 등으로 나뉜다. 보고서는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사업에 대해 “R&D 사업에 참여한 수요처 외에 다른 수요처로의 R&D 성과물 확대 수준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수요처의 구매 동의 철회 문제 발생에 따른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사업은 특정 수요처가 있는 R&D 과제를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이렇게 개발된 기술은 해당 수요처 이외에는 범용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어 "수요처가 명확한 사업이라도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을 지원할 때부터 성과 지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사업들도 상당했다. 산림청의 ‘목재 자원의 고부가가치 첨단화 기술개발’ 사업에 대해 보고서는 “성과지표로 논문과 특허의 질적 우수성을 사용했고 해당 목표는 달성됐다”면서도 “제시된 사업 성과들을 산업화 성과로 판단하기에는 다소 밀접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사업이 지원한 기업들의 고용 증가율은 ?16.6%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소기업 R&D 사업 전반에 대해 “R&D 특성을 고려한 지원 기업 성과의 장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출과 고용 측면에서 효과가 뚜렷한 사업도 적지 않았다. 중기부의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과 '성장기반자금 사업’은 2019년 2조 2000억 원에서 2021년 5조 6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긴급 융자를 편성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신속 지원하기 위해 긴급 융자 예산을 편성하고 간이심사로 직접 대출을 실시한 것은 적절했다”고 해석했다. 실제 정책자금 수혜 업체 중 매출액이 늘어난 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55.3%로 수혜를 못 받은 곳(26.4%)보다 높았다. 매출액 증가율도 수혜 업체(9.6%)가 비수혜 업체(-9.3%)보다 높았으며, 고용 유지율(82.3%)도 정책자금을 받지 못한 점포(79%)보다 준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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